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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케인 아이다 ‘세계의 수도’ 뉴욕, 강타…‘역대 최대’ 폭우에 40여명 사망
뉴욕시장, 뉴욕주지사 등 잇따라 비상사태 선포
기상학자, 기후 변화와 도시 환경을 원인으로 지목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뉴저지주 거리 일대가 2일(현지시간) 물에 잠겨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경제와 문화 중심지이자 ‘세계의 수도’로 불리는 뉴욕을 강타해 40여명이 사망하는 등 역대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아이다가 휩쓸고 지나간 미국 북동부 인구 밀집지역에서 기상 관측 이래 미 역사상 최대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정전 피해가 속출하는 등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뉴욕 맨해튼의 상징과도 같은 초대형 공원 ‘센트럴파크’에 7.19인치(약 18.3㎝)의 폭우가 쏟아져 1869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시간당 강수량도 최대 3.15인치(약 8㎝)로 지난달 21일 열대성폭풍 헨리 때 세운 종전 기록 1.94인치를 불과 11일 만에 갈아치웠다.

인근 뉴저지·펜실베이니아·매사추세츠·로드아일랜드주에서는 9인치(약 22.9㎝) 이상의 비가 내려 강이 범람하고 고속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초대형 재난 상황이 펼쳐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리고 나이아가라 폭포 수준의 물이 뉴욕 거리로 쏟아져 내렸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전날 저녁 뉴욕시 일대에 쏟아진 비가 350억갤런으로 올림픽 규격 수영장 5만개를 채울 수 있을 정도라고 추산했다.

당초 3∼6인치(약 7.6∼15.2㎝)의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던 기상 예보를 웃돈 초대형 강수량에 뉴욕을 포함한 동북부 다수 지역이 물바다가 됐다.

맨해튼 FDR드라이브와 브롱크스 리버파크웨이 등 주요 도로가 물에 잠겨 강으로 변하자 운전자들은 차를 버리고 황급히 대피해야 했다.

뉴욕시 지하철 46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15∼20대의 지하철에서 밤새 구조작업이 펼쳐졌다.

타임스스퀘어역에서는 지하철이 멈춰선 전날 저녁 9시 45분께부터 승객들이 폭우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지하철역 안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전날 밤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뉴욕 라과디아 공항과 존 F. 케네디 공항에서는 수백편에 달하는 항공 일정이 취소됐다.

이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와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잇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주 단위 대응이 이어졌다.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뉴저지주 주택가 일대가 2일(현지시간) 폐허로 변해버렸다. [AFP]

이번 비 피해로 인한 사망자는 40여명으로 집계됐으나,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뉴욕에서는 아파트 지하에서 11명, 차량에서 1명 등 최소 12명이 숨졌으나, 일부 언론에서는 22명이 숨졌다고 보도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뉴욕주 서쪽에 접한 뉴저지에서도 최소 23명이 사망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사망자가 최소 23명”이라며 “사망자 대다수는 차 안에 갇힌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명이 나무에 깔려 생명을 잃었고, 2명은 물에 빠져 숨졌다.

폭우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도 적지 않다.

뉴저지에서는 미연방우체국(USPS) 빌딩의 지붕이 무너졌고, 펜실베이니아에선 스쿨킬강이 범람해 고속도로가 물에 잠겼다.

또한 뉴욕과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전역에서 20만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었다. 침수 피해로 집에서 나온 이재민도 상당한 숫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화와 도시 환경이 기록적인 홍수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기후 변화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가 더 많은 비를 머금었고, 넓은 포장도로로 인해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해 홍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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