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정홍원 선관위원장(전 국무총리)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처음도, 나중도 공정의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대선 경선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경선 룰에 대한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최재형 대 홍준표·유승민 측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에 범여권 지지층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유무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현재 룰 갈등은 정 위원장이 주축인 선관위의 공정성 논란까지 번진 모습이다. 현재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측에서는 정 위원장이 “룰 결정권은 선관위에 있다”고 한 데 대해 “윤 전 총장을 위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 위원장은 이에 호소문을 쓰고 “상식에 맞고 순리에 부합하면 소의를 버리는 용단을 갖겠다”며 의혹 차단에 나섰다.

그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며 “모두가 대의의 길로 나아가야 하고, 나라가 바로 선다면 나 하나의 희생은 감수하겠다는 숭고한 자세로 임해야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보들도 경선이 끝난 후 모두가 손 잡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데 각자 힘을 결집할 수 있는 유쾌한 경선이 되도록 참여와 협조를 부탁한다”며 “국민이 지켜본다. 개인의 영달보다 역사에 칭송받는 사람으로 기록되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각오를 달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정홍원 선관위원장(전 국무총리)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정 위원장은 애초 직을 받지 않으려고 했다고도 했다.

그는 “80세를 보는 나이에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는 너무 버거운, 막중한 자리라 고사하려고 했지만 이준석 대표의 간곡한 요청을 받았다”며 “나라를 위해 저를 필요로 한다면 몸을 던지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직을 맡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나라는 벼랑 끝을 향해 달리고 있는 듯 절박한 상황”이라며 “안보, 외교, 경제, 사회 등 어느 한 분야도 희망적인 곳이 없을 뿐 아니라 부패는 만연하고 공정은 사라졌다. 법치가 무력화돼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내년 대선은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이 돼 나라를 정상국가로 돌려놓는 게 우리의 살 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