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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 남캐디 2명 익사' 그날 밤 식당서 방역수칙 어겨가며 술을 팔지 않았더라면...
국동선착장 음주사고사 20대 캐디 2명 차에 탄채로 익사
여수시 경도와 국동을 오가는 선착장(대경도 대합실) 전경.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그날 밤 식당에서 코로나 방역수칙을 어겨가면서까지 늦은 시간까지 술을 팔지 않았더라면 젊은이들 2명이나 만취해서 숨지는 사고는 없었을 것 아닙니까. 꽃다운 나이에 자식이 불의의 사고로 숨졌으니 부모들 심정은 어떻겠어요.”

여수 경도골프장에서 일하던 남성 캐디 A(28)씨와 B(26)씨 등 2명이 21일 오전 국동 선착장 앞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탑승한 채 익사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나자 31일 사고 현장 인근 한 주민의 안타까운 심경 토로다.

여수 해양경찰은 30일, 실종신고를 받은 이들을 찾기 위해 주변 CCTV 화면 조회 결과 지난 19일 새벽 1시쯤 국동선착장 슬립웨이(경사진 접안시설)에 차를 주차한채 잠들었다가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차량이 바다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음주 상태인 이들은 승용차가 바다에 빠진 지 6분 15초 쯤에야 잠에서 깨 탈출을 시도했으나, 수압(압력) 때문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익사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들은 사고 전날인 18일 저녁 8시쯤 경도골프장에서 퇴근, 차도선(여객선)을 타고 뭍으로 빠져나와 대경도 대합실 주차장에 주차한 뒤 국동선착장 인근 봉산동의 모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여서동으로 옮겨 2차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경도 숙소로 복귀하기 위해 2차 술자리를 가진 뒤 국동 선착장에 돌아온 시각이 18일 밤 11시 17분으로 파악했다. 국동~경도를 오가는 차도선은 밤 12시(자정)까지 수시 운항되고 있다.

여서동에서 국동까지의 거리는 약 4km 가량, 소요 시간 10여분 정도로 이들이 11시쯤 식당 문을 나섰을 것으로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르면 여수지역은 7월22일부터 코로나 3단계 방역 조치로 인해 식당·카페의 경우 밤 10시까지만 실내영업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식당·카페의 경우 밤 10시까지로 제한된 영업시간을 어긴 것으로 볼 수도 있어 이 경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한 형사처벌 여지도 있다.

식당에서 방역수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술을 마신 사람들의 책임도 있지만 영업시간을 1시간 넘도록 불법 영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결과적으로 두 청년이 지나친 과음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에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여수시보건소 측은 18일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단속된 사례는 없지만, 경찰이 적발해 자체수사 후 행정기관에 통보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 경우 감영병예방법에 따라 행정처분(영업정지 10일)과 과태료(150만원)를 부과하게 된다.

해경은 숨진 이들이 2차에서 술을 마신 식당을 조회해 방역수칙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별건으로 수사해 형사입건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10시를 넘겨서까지 식당 영업을 했는지는 아직 수사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11시 17분에 국동 선착장에 도착했지만, 10시에 식당 문을 나서 다른 곳을 들렀을 수도 있고, 얼마나 마셨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CCTV 확인을 위해 영장을 발부받아서 확인해야 해 앞으로 이 부분을 잘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료 3명 중 1명으로 선착장 야외 벤치에서 홀로 잠을 잔 C씨는 동료 2명이 출근하지 않자 20일 저녁 8시35분에야 “함께 술을 마신 동료 2명이 실종됐다”며 국동 선착장 옆 봉산파출소를 방문해 신고하면서 수색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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