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주담대도 미리 당겨서 빌렸다
한도소진 우려 생활자금으로
금리인상 대비 매매잔금 확보

정부의 ‘대출 조이기’ 여파로 미리 대출을 받아 두려는 가수요가 신용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에서도 뚜렷히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가 은행 대출 총량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이어서 조기 한도소진과 이에 따른 자금대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의 주담대는 23일 이후 26일까지 4일 만에 6425억원 늘었다.

8월 들어 22일까지 일평균 139억원이던 하나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은 23~26일 평균 423억원으로 늘었다. 우리은행도 22일까지 466억원에서 23일 이후 1070억원으로 급증했고, 신규 주담대를 중단한 농협은행(전세대출 포함)도 228억원에서 30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달 초 줄어들던 주담대 잔액은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한도 축소 규제가 가시화된 23일 이후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셈이다. 20일부터 한도축소가 본격화된 신용대출(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20~26일 7일간 무려 2조8820억원 급증했다.

주택 구입 자금이 아니더라도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을 담보로 최대한 대출을 받아 두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은행권의 생활안정자금용 주담대 한도는 1억원이다. 주택 매매 계약을 한 일부 고객 사이에서도 잔금 처리 시기를 앞당겨서라도 주담대를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은행에서 주담대 계약을 맺어도 소유권이 이전돼야 실제 주담대가 실행된다.

항목별 대출 총량을 분기별 한도로 관리하는 우리은행의 경우 3분기 아파트담보대출 소진율이 지난 23일 70%가량에서 이틀 만에 100%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미리 대출을 받자는 가수요가 뚜렷히 나타난다”면서도 “담보가 있어야 하는 주담대의 경우 가수요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주담대도)하루라도 빨리 확보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많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이번 주부터 일제히 올린다. 은행 수신금리 상승은 시간차를 두고 주담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10월 15일 발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반영된다. 10월에 새로 나가는 주담대부터 본격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까지 있어 대출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박자연 기자

nic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