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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스 인사이트]변곡점에 들어선 투자환경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IBK투자증권 제공]

최근 주식시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양호한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그리고 풍부한 유동성으로 신고점을 경신하거나 신고점 부근을 유지했지만 한 주 만에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뀌었다.

시장 전망에 대한 기류는 나뉘어 있다. 펀더멘탈이 양호한 만큼 조정을 거쳐 상승세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하락 국면이 초입에 들어섰다는 부정적 견해다. 아직은 낙관적인 기대가 더 많다. 하지만 투자 환경은 점차 변곡점에 접어든 모습이다. 주식시장 강세를 유지했던 요인들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에 대응하는 주요 국가들의 정책 모멘텀은 대부분 정점을 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3월부터 집행되기 시작한 바이든 1차 부양책은 이번 회계연도에 배정된 60% 중 이미 이달 초 대부분 집행했다. 이달 이후 정부의 재정 정책은 단기간의 집중 대응에서 성장 동력을 확충하는 장기 과제로 넘어간다. 그만큼 당장 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줄어든다. 중국의 정책 모멘텀은 이미 금년 초 고점을 찍었고 우리나라는 재난 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있지만 성장 모멘텀을 바꿀 만한 규모가 아니다.

정책 모멘텀의 변화는 성장률과 같은 경제지표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보기 드문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이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와 재정정책 집행 덕분이었다. 2분기는 우리나라나 미국 모두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의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 이후 발표되는 지표는 점차 둔화될 것이다. 지표의 둔화가 곧 경기 후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고 정책 집행도 지속되는 만큼 팬데믹 이전의 추세보다 높은 성장률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상승 수치에 익숙했던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환경이 달라진 것이다.

또 고려해야 할 것은 유동성 국면의 변곡점이다. 지난 3월부터 영란은행과 캐나다 중앙은행 등은 채권매입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준도 한시적이었던 유동성 프로그램들을 상반기 중 종료시켰고 역RP 등을 통해 초과유동성도 흡수 중이다. 4분기 중에는 자산매입규모를 점차 축소하기 시작해 내년 1분기 중에는 매일을 종료할 가능성이 높고, 이후 재투자규모 축소를 통해 점진적인 유동성 흡수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 환경이 변곡점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투자 자세도 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둔 보수적인 자세가 더 유리하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싼 주식이 거의 없고 투자 기회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 수익률을 기준으로 주도주를 쫓아가는 직선적인 투자보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수익률을 방어하고 기회를 넓히는 다양화가 필요한 국면이다. 유연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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