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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인공태양 ‘KSTAR’...‘1억℃ 300초’ 상용화의 내일을 달궈라 [미래산업 플러스-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지금]
기후변화문제·에너지 부족 현상 해결
무한에너지 ‘핵융합’ 지구촌 모두가 주목

45ℓ 바닷물+노트북 배터리 리튬량으로
석탄 40t 분량의 에너지 생성할 수있어

올해 1억℃ 플라스마 30초간 유지 목표
텅스텐 대면재 재무장...실증·상용 바짝
KSTAR가 발생시킨 고성능 플라스마.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핵융합연 연구진이 KSTAR 내부 진공용기 타일을 교체하고 있다.[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태양처럼 청정에너지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는 핵융합에너지가 뜬다”

전 세계가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화석에너지 남용으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와 에너지 부족 현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핵심 원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리튬)가 무한자원에 가까운 바닷물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욕조 하나 분량(약 45ℓ)의 바닷물과 노트북 배터리에 들어간 리튬만으로 석탄 40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

국내서는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핵융합 기술 상용화를 이끈다. 특히 올해 본격적인 미션 수행에 나선 한국형 인공태양 KSTAR의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성능 플라스마 운전기술 확보=대덕연구단지 내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는 거북선을 형상화한 실험동이 자리잡고 있다. 다름아닌 KSTAR가 둥지를 틀고 있는 보금자리다. 이곳 2층에는 가로 37m, 세로 50m, 높이 30m의 축구장 1/4 크기의 KSTAR 주장치실이 나온다. 그리고 여기에 높이와 직경이 9m에 달하는 도넛모양 진공용기를 초전도자석으로 둘러싼 토카막형 핵융합장치 KSTAR가 위치해 있다.

최초 플라스마 발생 등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연구를 주도 중인 KSTAR는 지난 2018년 핵융합 핵심 조건인 1억℃ 초고온 플라스마를 1.5초 운전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 20초 이상 연속 운전에 성공하면서 세계 기록을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

KSTAR는 현재 프랑스 카다라쉬에 짓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약 25분의 1 규모다. ITER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 등 7개국이 18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하고 기술을 결집하는 국제 공동프로젝트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KSTAR는 핵융합로 상용화에 있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인 고성능 플라스마 운전 기술과 장시간 안정적 제어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완공 후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세계 핵융합 연구를 선도해 갈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핵융합 반응을 활발하게 생성하기 위해서는 1억℃ 이상의 초고온의 플라스마와 이 플라스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진공용기가 필요하다.

토카막은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도넛모양의 진공용기에 가두는 핵융합 장치다. KSTAR 역시 토카막 형태다.

윤시우 KSTAR연구본부장은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장시간 운전하기 위해서는 플라스마가 발생하는 진공용기 내부를 우주와 같은 진공상태로 만들어 초전도자석으로 자기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초전도자석은 영하 268도 까지 냉각한 후 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STAR 진공용기 내부에는 총 30개의 초전도자석이 설치돼있다. 이중 16개는 D자형 모양의 초전도자석으로 자기장을 발생시켜 플라스마를 진공용기 내부에 가두는 역할을 하는 토로이달자석이다. KSTAR 초전도자석은 Nb3Sn이라는 신소재 합금 초전도체로 이루어져 있다. 이 초전도체는 제작과정에서 660℃의 고온에서 1개월 정도 열처리가 필요해 제작공정이 매우 복잡하다. 기존 핵융합연구장치들은 구리를 전자석의 재료로 사용해 대전류를 흘릴 경우 엄청난 열에 의해 오랜 시간 운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초전도체는 극저온 상태에서 저항이 0이기 때문에 열이 발생하지 않아 장시간 운전이 가능하다.

윤 본부장은 “고온의 플라스마를 견디며 전기를 생산해 내는 ‘블랑켓(blanket)’ 기술은 매우 취약하고 토카막 운영 기술 역시 선진국의 40% 수준”이라며 “이는 KSTAR와 ITER를 통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인 동시에 한국형핵융합발전로 개발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텅스텐 토카막으로 재무장=KSTAR는 진공용기 내부 전면에 고순도 탄소타일을 부착했다. 초고온의 플라스마에서 발생된 복사열로 인해 1000℃까지 상승하는 진공용기 내벽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탄소로 만들어진 타일을 사용하는 이유는 탄소는 열에 강해 고온의 상태에서도 비교적 녹아 흘러내리지 않고 모양을 잘 유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소는 핵융합의 원료인 수소와의 유사성 때문에 수소를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윤 본부장은 “고성능 플라스마의 중심부 온도는 무려 1억℃, 가장자리도 1000℃를 훌쩍 넘기 때문에 높은 내열특성과 플라스마와 중성자와의 충돌을 이겨낼 만큼 단단한 저항성, 여기에 낮은 삼중수소 보유량, 낮은 방사화 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점에서 ITER를 비롯한 핵융합 기술국들은 탄소를 대체해나갈 새로운 물질로 텅스텐에 주목하고 있다.

텅스텐은 녹는점 또한 3422℃로 현존 금속 중 최고다. 질량 또한 탄소보다 10배나 무거운 약 20g/㎤에 달해 플라스마에 의한 침식이 매우 작다. ITER는 이 같은 탄소의 효용성을 인지하고 탄소 대신 텅스텐을 채용했다. ITER뿐만 아니라 독일과 중국도 텅스텐을 내벽재로 채택했다. KSTAR도 토카막 내 플라스마의 열을 빼주는 역할을 하는 디버터를 텅스텐으로 교체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핵융합연구원은 고성능 플라스마 실험과 핵융합실증로(DEMO) 관련 연구 수행을 위해 텅스텐 디버터(불순물 제거장치)를 2023년 상반기까지 설치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플라스마 실험이 진행될 DEMO 디버터에 텅스텐 대면재를 사용하면 2년 반 동안 교체 없이 유지할 수 있지만, 탄소 대면재는 침식이 심해 하루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KSTAR는 고장 수리와 가열장치 성능향상을 마치고 지난달 6월 10일부터 11월까지 장치 운전에 돌입했다. 올해 목표는 1억℃ 초고온 플라스마를 30초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험로를 넘어 2050년대 실증로와 상용로 건설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KSTAR는 오는 2025년 텅스텐 디버터 조건에서 이온온도 1억도에서 300초간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향후 실증로와 상용로 건설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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