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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바이오경제 선도국으로 가는 길

최근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3대 주력산업을 넘어설 혁신 선도분야로 선정하고, 우리나라가 전 세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거대산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개발의 승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특성이 있는 바이오산업을 두고 국가 간 기술선점 및 시장선도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바이오 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 국가경쟁력은 세계 20위 주변을 맴돌고 있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2% 수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에 있어서 향후 5년은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영원한 추격자로 남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국가가 보유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이를 위해 몇 가지 개선돼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여러 조직으로 분산돼 일관된 정책유지가 어렵고 부처 간 역할분담도 모호한 보건의료 R&D 거버넌스의 통합과 컨트롤타워의 기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부처 간 상호연계 강화를 위해 부처별 역할분담과 다부처 협업·연계 강화 등 조치가 취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보건의료 R&D의 높은 실패 가능성과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특성을 반영해 시장 중심의 수요기반 장기 R&D 체제로의 개편 또한 필요하다. 아울러 민관이 공동으로 임상에 집중투자하는 메가펀드를 조성해 신약개발 자금의 임계 규모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 정부 R&D 예산대비 성과관리 활용예산은 보건복지부의 경우 0.8%에 불과하고,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해 중점적으로 투입해야 할 중개연구지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신약개발 효율성이 15위에 머무르는 등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다. 우수한 기초연구성과를 실용화 단계까지 장기지원하는 중개연구 연계 상용화 전용사업을 미국이 40여년간 혁신의 시드펀드로 운영해온 SBIR처럼 한국 대표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바이오제약산업의 특성상 혁신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하게 산·학·연·병원·기술금융이 함께 클러스터를 형성해 공진화하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영국을 비롯한 바이오산업 선진국은 월드클래스 슈퍼클러스터 육성사업을 추진, 기초과학을 강화하고 이를 소기업벤처로 연계해 글로벌제약사들이 위치한 클러스터의 생태계에서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국가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국가 수준의 바이오클러스터 육성전략이 부족한데, 글로벌 경쟁력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육성 및 광역 클러스터 간 유기적인 연계협력에 지원을 집중해 바이오 경제 선도국으로 나갈 길을 열어야 한다.

지난해 7월 홍릉지역이 서울 내 유일하게 바이오헬스케어에 특화된 강소특구로 지정됐다. 혁신역량을 보유한 KIST, 경희대, 고려대와 대학병원들이 민간투자기관들과 함께 바이오혁신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홍릉강소특구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신화로 소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치호 KIST 홍릉강소특구사업단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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