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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플라스틱 순환시스템에 그린 비즈니스 미래가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 수년이 지났다. 많은 사람이 플라스틱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환경 단체들의 목소리는 날로 매서워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 규제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고, 국내외의 연기금들은 ESG 경영을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모든 화살은 플라스틱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소비재 기업들에 향하고 있다.

과거 소비재 기업들은 환경문제를 마케팅적으로 대처해왔다. 환경 문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보다는 광고나 이벤트성 활동을 통해서 그린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적 접근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린 워싱’이라는 비난을 받을 위험이 크다. 기업들은 실질적으로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자 하며, 제품 소재를 변경하거나 디자인을 바꿔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쉬운 형태로 제품 디자인을 바꾸려는 시도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막상 환경문제에 기여하려는 소비재 기업들은 대부분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아무리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기업일지라도 친환경 제품이 이익의 하락을 가져온다면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플라스틱 대체재가 개발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 이런 순환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가 나이키다. 나이키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부산물, 폐기물을 수거하고, 이를 재활용해서 나이키 제품의 원재료로 다시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제품의 품질과 성능, 디자인에 있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플라스틱 순환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숙제가 존재한다. 아직까지는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물리적인 방식으로 재활용되다보니 오염된 폐플라스틱이나 폐섬유 등은 고품질 재활용 원재료로 다시 만들어지지 못해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상당량이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폐기물을 열분해하거나 해중합하여 화학적으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앞으로 국내외 소비재 시장에서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 순환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어떤 나라, 어떤 기업이 플라스틱 순환 시장에 주도권을 가져가는 지다. 다행히 최근 SK종합화학과 같은 한국 기업들이 화학적 재활용 시스템 구출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플라스틱 순환 시스템 구축에 한국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플라스틱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TF를 구축하고 정책 개선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플라스틱 순환 시스템의 제공자와 사용자, 그리고 두 사업자를 지원해주는 정부, 이렇게 세 분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그린 비즈니스의 시대를 한국이 주도하는 K-그린을 기대해 본다.

김병규 연세대 경영대 교수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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