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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사 절반 “권한 벗어난 다른 업무 수행”…불법의료 ‘우려’
전체 간호사 중 55% “권한·책임 벗어난 일 한다”
다른 직무 수행하는 간호사, 업무 만족도 떨어져
“업무 체계적일 때 만족도 높아…의료서비스 질도 개선”
피곤해하는 간호사 이미지. [123rf]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간호사 중 절반가량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서 벗어난 다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의료를 없애고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권한을 넘어선 업무를 간호사들에게 부여하지 말고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실태와 관련된 정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간호사들 중 약 55%가 권한과 책임을 벗어난 다른 직종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통상업무·2교대·3교대·야간근무 근무자들 중 3교대 업무를 하는 간호사들이 권한과 책임을 벗어난 업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56.9%)이 가장 높았다.

다른 직종 업무를 수행하는지 여부가 업무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간호사(통상업무 근로자 기준) 중 다른 직종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이들은 직장 분위기에 대해 73.9%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다른 직종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간호사들의 경우 전체의 52.6%만이 직장 분위기에 만족했다.

다른 직종 업무를 수행하는지에 따라 의료서비스 질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간호사들은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직종 업무를 수행을 하지 않는 간호사들은 29.1%만이 의료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그러나 다른 직종 업무를 하는 간호사들은 53.7%가 의료사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들일수록 의료서비스 질 저하 문제를 더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결국 불법의료의 근절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내 각 직종별 업무 범위를 제도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간호사의 36.2%는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야간근무를 전담하는 간호사들만 두고 보면, 이들 중 46.6%가 업무 비체계성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한 전체 간호사들 중 46%는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응답했다. ‘간호 업무를 할 때 업무 범위가 명시된 업무분장표나 직무기술서 등이 없다’고 응답한 간호사들도 14.8%를 기록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권한과 책임에 벗어난 일을 하고 업무가 체계적이지 않아 근로가 과도한 것은)무면허 불법의료행위의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낮은 업무 숙지로 인해 의료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본래 업무와 상관없는 업무 지시 등으로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업무 구분의 체계적으로 구분됐는지 여부는 간호사들의 직업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라고 평가한 간호사들은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대체로 높았다.

예를 들어 업무 구분이 체계적인 곳에서 일하는 간호사들(통상업무 근로자 기준)은 직장 분위기에 대해 만족하는 비율이 74.3%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업무 구분이 비체계적인 곳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직장 분위기에 만족하는 비율이 45.6%에 불과했다.

업무 구분의 체계성 여부가 의료서비스 질에 대한 간호사들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적으로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라고 평가하는 간호사들의 경우 32.5%가 의료사고 위험이 증가했다고 인식했다. 그런데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는 간호사들은 그 중 60.6%가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업무 구분의 체계성 여부가 간호사들의 의료서비스 질 전반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라고 평가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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