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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아버지가 커피 받아갔는데…” 난감한 어르신 배달 ‘어쩌나’
[이미지 출처 123rf]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 그의 가게에 최근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배달 주문이 들어온 음식을 픽업하러 왔다. A 씨는 “도보로 배달하시는데 위치도 잘 모르시고 주문 확인도 잘 못 알아들으셨다”며 “배달 완료 표시가 뜰 때까지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 B 씨의 가게에도 최근 거동이 다소 불편하신 어르신이 배달을 하러 왔다. B씨는 “포장된 커피를 들고 나가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다”며 “연령 제한을 두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최소한의 자격 확인 절차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업으로 음식 배달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노년층 배달을 둘러싼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이따금 60대, 70대 이상의 어르신이 도보로 배달을 하러 올 때 불안함을 토로한다. 배달앱이 최소한의 검증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배달앱 측은 단순히 노년층이라는 이유로 배달을 제한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난감을 표하고 있다.

[배민 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현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모두 일반인 배달 라이더 가입에 연령 제한은 없다. 미성년자만 아니면 누구든 가능하다.

쿠팡이츠 이용약관 제5조에 따르면, “미성년자일 경우 회사는 배송사업자의 자격을 제한하거나 회사 배송 프로그램(앱)의 접속 권한을 상실·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몇 세 이하만 배달이 가능하다는 상한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달기사의 경우 시간제 보험 의무 가입 때문에 연령이 제한된다.(자동차 만 59세, 오토바이 만 65세) 그러나 도보는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가능하다.

‘몇 세까지 배달 근무에 적합한 나이인가’라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자칫하면 노년층에 대한 차별 또는 혐오 논란이 불거질 위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노년층 배달로 인한 품질 불만이 소수 제기됐지만, 미성년자라는 기준과 달리 상한선 제한 기준이 불명확하다”며 “배달 가능 나이 상한선을 정한다면 특정 연령층에 대한 차별이라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쿠팡이츠 제공]

그러나 배달을 맡기는 점주 입장은 조금 다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익숙하지 않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배달을 올 경우 배달 품질부터 걱정된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37) 씨는 “어르신이 배달을 온 적이 있었는데 걸음이 느리시다 보니 아이스커피가 다 녹을까 걱정됐다”며 “무사히 배달이 완료되긴 했지만 예상시간보다 늦어 고객에게 사과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배달기사가 고의로 손해를 입힌 것이 아닌 이상 기사에게 배달 지연 실수 등에 따른 책임을 묻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 관계자는 “장애인이나 노인, 비장애인 여부를 가입시에 따로 구분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지는 않다”며 “배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고객센터 통해 접수받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GS25 도보 배달 서비스 우리동네 딜리버리 [GS리테일 제공]

한편, 배달이 일상화 되면서 60대 이상 노년층도 배달에 뛰어들고 있다. 누구든 쉽게 가입할 수 있고 큰 제약없이 소일거리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보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GS25의 도보배달 서비스인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의 경우, 7월 기준 60대 이상 배달자가 5.6%를 차지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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