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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부한 경륜의 ‘스펙 끝판왕’...‘도덕성 이슈화’ 땐 대반전 기회 [대선주자 SWOT 분석 ④정세균]
경륜·안정감 강점...당내 기반도 탄탄
밋밋한 개성·올드한 이미지는 ‘약점’
대선주자 ‘도덕성’ 이슈화 쟁점땐 ‘기회’
‘호남·총리’ 겹치는 이낙연 존재 ‘위기’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신뢰입니다. 검증 받지 않은 도덕성, 검토되지 않은 가능성은 국민께 신뢰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정세균 후보 대선 출마선언문 中)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 키워드는 ‘도덕성’과 ‘신뢰’다. 그가 연일 철저한 후보자 검증을 주장하고 있는 이유다. ‘대통령 빼고 다 해봤다’는 말이 나올 만큼 풍부한 경륜과 안정감까지 갖춘 정 후보에게 유일한 문제는 바로 ‘낮은 지지율’이다.

최근 여야 1강 후보들의 지지율이 주춤했지만 그 반사이익은 이낙연 후보에게 대부분 돌아갔다. 여당 ‘빅3’ 주자란 말이 무색하게 3위 경쟁에서조차 추미애·박용진 후보에게 밀리는 여론조사가 적지 않게 나온다.

그럼에도 정 후보 캠프는 ‘반전’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캠프에서 정무·전략을 담당하는 김민석 의원은 최근 ‘대선 판세 분석’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정세균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자신했다. 대선 경선이 ‘일반 여론조사’가 아닌 당원과 지지층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라는 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후보는 첫 전국순회경선지인 충청권에 조직력을 총집중하고 있다. 이재명·이낙연 후보에 밀리지 않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시작부터 이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광재 의원과 일찌감치 단일화에 성공한 정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대역전극 드라마를 찍고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까. ‘커리어 끝판왕’ 대선 후보 정세균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 요인을 짚어봤다.

▶풍부한 경륜·신뢰감...‘경제통’ 최대 강점= 정 후보는 6선 국회의원, 산업자원부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 다양한 공직을 역임했다. 화려한 정치 경력에서 나오는 풍부한 경륜, 안정감은 그의 최대 강점이다.

그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정치 스타일로 한 해 동안 가장 신사적 의정활동을 한 국회의원에게 주는 ‘백봉신사상’ 최다 수상(15회) 기록자이기도 하다.

17년 간 민간기업(쌍용그룹)에 몸 담은 ‘상사맨’ 출신으로 산업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실물경제에 밝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의 대선 슬로건은 ‘강한 대한민국, 경제대통령’이다.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성결대 교수는 최근 신간에서 정 후보에 대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되면 가장 잘 할 것 같은 사람”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공고한 당내 기반도 큰 힘이다. 오랜 세월 신뢰로 뭉친 측근들이 ‘정세균계’를 형성할 만큼 높은 결집력을 자랑한다.

▶밋밋한 개성, 낮은 인지도, 올드한 이미지= 정치인으로서 뚜렷한 색깔과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은 그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정세균’ 하면 딱 떠오르는, 국민들에게 각인된 ‘한 방’이 없다는 지적이다.

‘관리형 리더십’ 이미지가 최근 국민들이 선호하는 트렌드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정 후보가 ‘미스터 스마일’이란 별명을 뒤로 하고, ‘강세균’으로 변신하려고 노력했던 이유다.

민주당 후보들 중 가장 많은 나이(71세)에서 나오는 ‘올드한’ 이미지도 약점이다. 정 후보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의 ‘이준석 돌풍’을 분석하며 야당 내 “장유유서 문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 후보는 “장유유서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대중들에게는 ‘장유유서’ 단어가 주는 올드함만 각인됐다.

▶후보자 ‘도덕성’ 이슈화 최대 기회= 후보자의 ‘도덕성’이 대선 레이스에서 핵심 이슈화가 된다면 정 후보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 후보는 오랜 정치경력 동안 별다른 스캔들이나, 가족·측근 비리 등 의혹에 휘말린 적이 없다. 정 후보 본인 스스로 “도덕성 검증으로 상위 1%안에 든다”고 자평한다.

일단 윤석열·이재명 여야 1강 후보들에게 일제히 도덕성 논란이 점화된 상태다. 정 후보의 강점이 부각될 판이 열린 것이다.

민주당 ‘적통 후보론’이 재차 부각되는 것도 그에게는 기회 요인이다.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노무현 탄핵’ 찬반투표 논란을 이어갈수록 이득을 본 건 탄핵안 통과 당시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며 막아섰던 범친노계 좌장 정 후보였다.

‘명-낙 대전’이 진흙탕 네거티브 공방으로 계속 치달으며 실망해 이탈한 지지층을 정 후보가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캠프 내에서 나온다.

지역순회 경선이 시작되는 9월을 기점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크게 올라 집단면역 효과가 발휘된다면 총리 시절 방역 성과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낙연 존재 ‘최대 위협’= 출신지와 지역기반(호남),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 출신으로 지지층이 겹치는 이낙연 후보의 존재는 정 후보의 상승을 제한하는 최대 위협 요인이다. 정 후보가 “이낙연과 나는 다르다”고 강하게 항변하지만 국민 눈에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캠프 안팎에서는 정 후보가 총리직을 수행하다가 뒤늦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이낙연 후보에게 호남 조직을 대부분 선점당했다는 뼈아픈 자체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는 최근 “이 후보와의 단일화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질 경우 자신에게 올 지지층이 이낙연 후보에게로 쏠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3위 싸움을 벌이는 경쟁자들이 자신만의 지지층을 다지며 만만치 않은 기세로 경선을 치르고 있다는 점도 정 후보에겐 위협 요소다.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등 강성 개혁파 지지층을, 박용진 후보는 경제정책 우클릭을 하며 중도보수성향 지지층에게 강점을 보이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정 후보가 공을 들이는 지역균형발전을 이미 제1 공약으로 선점한 상태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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