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선의 중심인 김현수가 이스라엘전 홈런을 치는 모습. [연합]

한국전 선발투수가 유력한 일본의 야마모토 요시노부. [로이터]

야구 금메달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숙적이 만났다.

한국과 일본 야구대표팀 2020 도쿄올림픽 결승티켓을 놓고 4일 오후 7시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물론 이번 대회의 독특한 방식 탓에 설령 패한다해도 금메달 기회가 사라지는건 아니다. 한국이 조 2위를 차지하는 바람에 넉아웃 스테이지에서 도미니카-이스라엘을 꺾고 올라온 반면, 조 1위였던 일본은 2일 미국전만 치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2일 한수 아래인 이스라엘에 11-1 콜드게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일본은 금메달 후보 중 하나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8회까지 끌려가다 9회 동점, 연장 승부치기에서 승을 거뒀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야구종목 추가를 신청했고, 반드시 우승하겠다며 최고의 멤버들로 팀을 꾸렸다. 당연히 목표는 금메달이다.

반면 한국은 올림픽 직전 터진 프로야구 선수들의 음주 파동으로 일부 선수가 교체된데다, 확실한 선발투수나, 몇몇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가 선발되지 않아 최고의 전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매 경기 불펜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전력상 일본이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역대 일본은 강력한 투수진이 가장 큰 무기였다. 한국은 류현진 김광현 등 일본킬러들을 앞세워 좋은 경기를 해왔지만 이번엔 그런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타격으로 실마리를 풀어가야한다.

일본은 한국전 선발투수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출전이 예상되고 있다. 야마모토는 지난 달 28일 도미니카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50㎞ 후반대의 빠른 포심과 140㎞ 중후반을 찍는 스플리터는 위력적이다.

오릭스에서 활약중인 야마모토는 올 시즌 16경기에 선발로 나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중이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0.95에 불과할 만큼 압도적이다. 과거 야마모토를 상대했던 강백호가 ‘칠 수 있을 것 같은 공이 아니다’라며 혀를 내둘렀을 만큼 한국에 위협적인 존재다.

마운드 대결에서 열세인 한국은 공략하기 쉽지 않겠지만 결국 타선에서 물꼬를 터줘야한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타선은 넉아웃 스테이지를 거치며 서서히 감을 찾고 있다. 타선의 구심점인 김현수가 꾸준히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고, 박해민 이정후 오지환 허경민이 제몫을 하고 있다. 강백호도 살아났다. 양의지와 오재일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본전이라는 상황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활약을 해줄 선수들이다. 과거 한국타선을 이끌었던 이대호 이승엽 같은 한방을 쳐줄 거포는 없지만, 대거 포진한 좌타라인이 야마모토를 괴롭혀 준다면 승산이 있다.

경기가 접전으로 흘러간다면 올인을 해야겠지만, 만약 패배로 기운다면 다음 게임을 대비할 필요도 있다. 4일 일본전에 패할 경우 바로 다음날인 5일 패자부활전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긴다면 다시 결승에 올라 일본과 재격돌 할 수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의 신화를 썼던 한국. 김경문호 야구대표팀이 과연 홈 어드밴티지에 최고의 전력으로 무장한 일본과 어떤 경기를 펼칠 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요코하마로 쏠리고 있다. 김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