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내 인력충원 지속 ‘자강’ 움직임도 감지
야권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시기에는 함구하면서도,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은 넓혀가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그는 전날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부산 동구 북항재개발 현장을 방문했다. 같은 날 장제원(3선)·김희곤·안병길(이상 초선) 등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점심도 함께 했다. 26일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났으며, 지난 25일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치맥’ 회동을 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입당설에 대해선 거듭 선을 긋고 있다. 그는 부산에서도 “(입당 여부를)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늦지 않게 항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캠프 내 인력 충원을 계속하며 몸집도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처가 리스크’ 등을 전담할 중량급 변호사를 법률팀장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이중전략’은 야권 통합의 주도권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하고, 입당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총장은 현재 국민의힘 내 지분이 없다”며 “(입당 전에 최대한 몸값을 키워)본인에게 불리한 룰을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에선 보수층과 중도·탈(脫)진보층을 함께 끌어안기 위한 ‘쌍끌이’의 일환이란 말도 나온다.
다만 윤 전 총장의 ‘밀당’에 대해 국민의힘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입당은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결단 시기를 차일피일 미루면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을 향한 ‘네거티브’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한 매체는 전날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양모 전 검사의 부적절한 동거설 의혹을 보도키도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즉각 “패륜 취재이자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대응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빨리 입당하면 우리 ‘선수’들이 사전에 진지를 구축할 것”이라며 “여러 논란이 발목을 잡기 전에 기민히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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