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남북 연락채널 복원에 긍정적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내달 16일부터 계획된 한미연합훈련이 향후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를 포함한 한반도정세에서 주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오스틴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우리는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분명히 해왔다”며 “북한과 관련해 우리는 대화에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또한 한국 방어를 돕기 위한 우리의 책임과 공약에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대화에 계속 열려있다”며 재차 북미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은 남북 연락채널 복원이 아닌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3주 정도 앞으로 다가온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미 국방부의 입장도 미묘하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한미연합훈련 조정 여부에 대해 “한미연합사령부 정책에 따라 계획돼있거나 시행된 훈련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병력 보호는 한미연합사의 최우선순위이고 모든 한미훈련은 한국 정부와 질병관리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침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한미연합훈련 시기와 규모 결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 국방부도 내달 예정된 하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과 관련해 전투준비태세 유지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코로나19 상황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한미 군당국 모두 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연합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은 작년부터 코로나19로 무산된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이 이번엔 반드시 이뤄져야한다는 입장이다. FOC 검증이 또다시 무산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시기 설정조차 어려워진다.
결국 남북 연락채널 복원 이후 북한이 한발짝 더 나오느냐가 핵심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한과 대화 재개에 공들여온 미국은 일단 기대감을 갖는 눈치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남북 간 대화와 관여를 지지하며 남북 통신선 복구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분명 이것이 긍정적 조치라고 생각하며 외교와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라고 밝혔다. 백악관 내 ‘아시아 차르’로 풀리는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도 같은 날 남북 연락채널 복원 소식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와 소통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들은 소식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미 조야에서는 북한의 의도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내달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긴장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할 것”이라며 “모든 것은 경제발전 측면에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에 도달할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