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식사’ 이후의 행보 재조명
최재형·홍준표·유승민은 ‘견제구’
국힘 인사들 尹캠프행도 비판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전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북항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의 입장이 갈렸다. 한쪽은 거들었고, 다른쪽은 맹공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시 당내 대권 경쟁 구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내 세 규합에 여념 없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의 대선 캠프로 간 당원들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반면, 윤 전 총장과 안면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윤희숙 의원은 이제 윤 전 총장 캠프의 주축이 된 이들을 옹호하고 나섰다.
최 전 원장 대선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는 김영우 전 의원은 27일 T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캠프 구성을 놓고 “언제 입당할 지 알 수 없는 당 밖 주자의 캠프에 당협위원장들이 간 것은 원칙을 어긴 일”이라며 “욕심이 과했다”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철학을 같이 한다고 말한 지가 한 달 째”라며 “그런데도 입당은 하지 않고 (캠프에서)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과 가까운 배현진 최고위원은 “당내 주자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나 시비 논란이 없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 측도 “당협위원장들의 행태는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추후 입당 여부와는 별개로 이 문제는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세 사람은 무엇보다 당내 세 규합이 급하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의원, 주요 인사들과의 ‘상견례’에 힘을 쏟고 있다. 홍 의원도 복당한 지 이제 1개월 째다. 유 전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식 등 행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기약없이 연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의 ‘인재 선점’은 언짢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 반윤 인사들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반면, 원 지사와 윤 의원은 윤 전 총장 방어에 나섰다.
원 지사는 “당 밖에 있든, 밖에 있든 정권교체에 힘을 합칠 사람은 적이 아니라 동지”라며 “윤 전 총장을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비판하면 그게 자가당착”이라고 했다. 윤 의원도 “윤 전 총장을 견제하거나, 입당을 압박하거나, 이에 반발해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모두 윤 전 총장의 ‘식사 정치’에 동참한 인사라는 데서 주목하고 있다. 윤전 총장은 지난 5월에 윤 의원, 이달 초 원 지사와 회동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윤 의원에게 “정치를 같이 하자”고 제안키도 했다. 야권 관계자는 “회동 과정에서 서로 유대감을 쌓지 않았겠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원 지사는 코로나19가 재창궐하기 전인 지난 7일 자신의 지지모임 출범식을 열어 세몰이도 한 상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번 일이 각 대권주자가 향후 누구와 연대하고 대립할 것인지를 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조차 윤 전 총장 캠프 구성을 놓고 친윤 대 반윤 구도로 팽팽히 갈리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결국 한 식구가 곧 될텐데, 그쪽으로 가서 도운 사람을 징계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윤 전 총장이 다음 달 입당하지 않으면 캠프 합류 인사들을 제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