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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집이 무슨 배달비를 받나” 화끈한 사장님 때문에 배달업계 시끌?
[아이클릭아트·망고보드]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코로나19 이후 배달문화가 일상 깊숙이 파고들면서 2000~3000원어치 ‘배달팁’에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이에 통 크게 ‘배달비 무료’를 내건 식당을 발견하면 환호와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직접 배달할 여유가 없는 대다수의 자영업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배달비를 받지 않으면 고객이 낼 배달팁의 2~3배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소비자들이 이 같은 구조를 당연시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21일 배달 커뮤니티에서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한 식당 업주가 식당 소개란에 올려놓은 한 마디가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해당 업주는 “배달료는 (주문)금액에 따라 인하하거나 받지 않겠다”며 “언제부터 중국집이 배달료를 받았는지…”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배달앱 이용자들이 이 내용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자 ‘쿨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누리꾼은 “오늘은 이 집에서 시켜먹어야겠다” “배달료 안 받는 곳이 장사도 잘되고 맛도 있더라” “사장님 화끈하시다, 응원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자영업자들의 눈초리는 싸늘하다. 업주가 직접 배달까지 하는 등 여유가 있는 식당이라면 배달비를 따로 받지 않아도 큰 부담이 되지 않겠지만 어쩔 수 없이 배달앱이나 배달대행사를 통해야 하는 경우에는 많게는 2만원 음식을 배달하며 7000원 이상을 수수료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무료 배달’의 영업 효과를 질의하는 글이 올라오면 상당수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 “주변 동종 업종에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것이냐”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실제 자영업자들은 배달을 맡기며 얼마나 많은 수수료를 내고 있을까. 최근에는 거의 모든 식당이 배달앱을 이용하다 보니 ▷배달앱에 입점만 하고 배달은 직접 하는 식당 ▷배달앱에 입점하고 배달도 맡기는 식당으로 나뉜다.

배달앱에 입점만 하고 배달은 직접 수행하는 식당의 경우를 살펴보자. 배달의민족을 예로 들면, 점주는 한 달에 8만8000원 정액 광고비(울트라콜)를 내거나 매출 연동(6.8%) 광고비(오픈리스트)를 내면 된다. 오픈리스트 상품에 대한 부담을 계산해보면 2만원어치 음식 주문이 들어왔을 때 약 2200원만 내면 된다.

배달앱에 입점해 배달대행까지 맡기는 경우는 수수료가 수배로 뛴다. 배달의민족의 ‘배민1’이나 쿠팡이츠가 대표적이다. 두 상품은 점주에게 ▷배달수수료 5000원 ▷주문 중개수수료 1000원 ▷카드수수료 및 앱 사용료 3%를 부과한다. 2만원어치 음식 주문이 들어온다고 하면 약 7300원을 내야 한다. 그나마 이는 프로모션 할인이 적용된 체계다. 프로모션 기간이 종료되면 2만원 매출 기준 수수료는 1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음식 가격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는 셈이다.

점주에게 부과되는 수수료 중 일부인 2000~3000원가량을 소비자가 나눠 부담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배달팁’이다. 배달앱에 배달을 맡기면서도 팁을 받지 않는 식당이 있다면 이 모든 부담을 점주가 홀로 감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배달앱에 입점해 있는 A씨는 “직접 전화해서 배달시키면 깎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이는 고객도 있다”며 “광고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별도 배달대행사에 내야 할 수수료도 평균 건당 5000원 이상으로, 적지 않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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