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희라의 동방불패]가뭄에 커피·귀리값은 폭등...원자재는 하락
북미·남미산지 가뭄 극심
중국 수요로 소비는 늘어
달러강세, 물가압력 여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극심한 가뭄으로 커피, 귀리, 밀 등 농작물 수확이 급감하고 있다. 수요는좀처럼 줄지 않아 가격은 급등세다. 반면 목재 등 원자재 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요 변수가 산업 원자재에서 먹거리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지난 3개월간 18% 올라 파운드당 1.5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다른 원두 종류인 로부스타는 런던거래소에서 같은 기간 가격이 30% 급등했다. t당 1749달러에 거래되며 2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세계 최대 커피 산지인 브라질에서 가뭄이 지속되면서다. 브라질 아라비카 원두는 매년 번갈아가며 풍년과 흉년을 반복하지만 올해는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브라질의 원두 생산량이 60㎏짜리 자루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500만 자루 줄어 2003년 이후 최대폭의 감소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주요 원두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일부 고속도로와 항구로 가는 길목을 막았고, 베트남에서는 수출용 컨테이너 부족으로 원두 수출에 타격을 입으며 커피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저런 이유로 원두 공급이 급감했지만 커피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소비되는 커피 원두는 1억6500만 자루로 올해 생산량(1억6480만 자루)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원두 소비량이 생산량을 넘어서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가정용 커피머신과 인스턴트커피 수요가 크게 늘면서 커피 전문점에서 감소한 소비를 오히려 상쇄시켰다. 여기에다 차를 즐겨마시던 중국인들의 커피 수요가 무섭게 증가하면서 세계적인 커피 소비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커피 소비량은 지난 12년간 2만6000t에서 12만8000t으로 무려 5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가격만 들썩이는 게 아니다. 미국 북부 평원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귀리와 봄밀 수확량이 각각 155년과 33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니애폴리스 곡물 거래소에서 밀 선물가격이 5% 이상 급등했고, 카놀라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올해 들어 천정부지로 치솟던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서도 목재 가격은 6월에만 40% 넘게 폭락했다. 목재는 상반기에만 4배 넘게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던 원자재다.

이는 달러 가치가 오르며 주요국의 원자재 수입이 감소하면서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비축분을 풀기로 하면서 일부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