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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바이든 “탄압 말고 민심 들어야” vs 쿠바 “美 제재 탓”…반정부 시위 놓고 공방
디아스카넬 “美 보수적 쿠바계 미국인이 SNS 통해 시위 선동”
바이든, 성명 발표 이어 기자와 직접 만나 “쿠바 국민 지지”
쿠바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놓고 쿠바 측은 이번 시위가 미국의 경제 제재와 선동 탓이라고 비난했고, 미국은 쿠바 정권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맞받아쳤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의 모습. [AP,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쿠바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놓고 미국과 쿠바가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쿠바 측은 이번 시위가 미국의 경제 제재와 선동 탓이라고 비난했고, 미국은 쿠바 정권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맞받아쳤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연설에서 전날 시위와 관련해 “미국이 쿠바의 사회 불안을 부추기기 위해 경제적으로 옥죄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며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보수적인 쿠바계 미국인 ‘마피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경찰이 시위를 과격하게 진압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시위대 억압은 없었다며, 오히려 상점 공격 등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규탄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미국 탓이란 쿠바 측의 주장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반박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바 국민은 독재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며 “보편적 권리를 주장하는 쿠바 국민을 굳건히 지지하며, 쿠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시도나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겔 디아스카넬(가운데) 쿠바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 남서부 샌 안토니오 데 로스 바뇨스의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평화 시위를 하고 자유롭게 미래를 결정할 권리 등은 존중돼야 한다”며 “미국은 쿠바 정권에 스스로 배를 불리는 대신 이런 중요한 순간에 국민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국민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쿠바 내 반정부 시위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쿠바계 미국인들의 민심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바에선 전날 수도 아바나 등 전역에서 경제난 등에 지친 시민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공산당 일당 체제인 쿠바에선 흔치 않은 반정부 시위로 1994년 이후 최대 규모라는 분석이 나온다.

AFP 통신은 데이터 분석 사이트 인벤타리오를 인용해 전날 총 40곳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최루탄을 동원해 진압을 시도한 경찰에 의해 10명 이상이 연행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에 나선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

196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경제 봉쇄로 어려움을 겪어온 쿠바는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더 강화한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최근 수십년 간 가장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한 후 쿠바는 제재가 완화하고, 버락 오바마 전 정권 하에서와 같은 미·쿠바 화해 분위기가 재연되길 기대했으나 아직 큰 정책 변화는 없는 상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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