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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차<반도체·자동차>’ 던지는 외국인, 귀환 요원
7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모두 2조3752억원 순매도
달러 강세·코로나 등 ‘팔자’ 지속
채권, 매달 보유잔고 최고치 경신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주 3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종합지수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다시 장중 320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외국인의 수급에 휘둘리고 있다.

달러 강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지지부진한 증시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 등 펀더멘털의 개선 여부가 가시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1일부터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563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 81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총 2조3752억원을 매도했다.

외국인이 7월 들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8286억원), SK하이닉스(4477억원) 등 반도체 종목이 1,2위를 기록했고, 현대차(1644억원), 현대모비스(1136억원), 기아(593억원) 등 자동차 종목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시장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면서 “파운드리나 M&A 등 그동안 삼성이 잘 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나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는 것은 달러 강세와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국내 증시의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150원에 육박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유도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국내 외환시장이 코로나19 확산세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크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면서 원/달러 환율 오버슈팅은 외국인의 기계적 국내 주식 순매도를 키울 수 있는 요소로,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도 외국인 매도세를 지속시키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델타변이와 코로나백신의 국가별 차별화가 글로벌 유동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율이 낮은 아시아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아시아의 주식형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는 5월 이후부터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시장 전체적으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신흥국과 아시아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귀환 시점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현재로선 국내 주식 매도세 둔화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나 각국의 긴축 움직임 등 불확실성이 확실히 해소되기까지 국내 증시는 안심할 수 없다”며 “증권가의 예상대로 잇달아 기업들이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부터 외국인 매도세는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는 업종이나 중립 비중 이상으로 가져가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보유 비중이 코스피 업종 비중보다 높은 정유·화학, 철강, IT S/W, IT 가전, 통신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은 안정적인 채권 시장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양호한 국가신용등급과 미국에 비해 높은 국내 채권 금리의 매력 때문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내 10년 채권 금리 2.032%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1.361%)와 0.67%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는 올 1월부터 순투자를 기록하며 매달 보유잔액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6월말 현재 총 189조원(전월대비 9조8000억원 증가)을 보유(상장잔액의 8.7%)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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