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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인도를 보는 눈

영화 ‘시티 오브 조이’(1992·미국),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영국), ‘화이트 타이거’(2021·미국) 등은 인도 빈민가를 소재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다. 정작 인도에서는 ‘인도의 가난을 판 외국 영화’라는 혹평도 받는데 한국에서는 ‘인도를 알 수 있는 인도 영화’로도 알려져 있다.

인도 관련 언론 보도는 대부분 특이한 사건이나 토픽성 뉴스로 주로 나온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갑자기 인도가 주목받았다. 지금은 거의 정상화됐지만 매일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병원에서 대기 중 쓰러지는 환자들의 모습과 노상 화장터에서 불타는 시신의 모습은 말 그대로 ‘지옥’ 같다.

흥행을 위한 빈곤층의 영상과 험한 인도 소식은 인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인도와의 교류를 어렵게 한다. 그러나 이는 인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도를 보는 바른 시각이 아니다. 인류문명의 시작과 함께하는 오랜 역사와 29개주마다 다른 환경 속에 어울려 사는 14억 인구의 삶의 모습은 다양하다. 아직은 빈곤층이 많고 우리와 다른 낯선 모습도 있지만 인공위성을 자체 기술로 쏘아 올리고 글로벌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인재들과 14억 인구의 힘으로 성장하는 인도의 실재(實在)를 보아야 한다.

최근 유엔 보고서(UNCTAD)에 의하면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전년 대비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인도는 640억달러 규모의 FDI가 유입돼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고 한다. 평균 연령이 28세인 인도는 15억개 이상의 모바일폰이 사용되고 인구의 절반이 넘는 7억명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거대한 IT환경 속에 있다. 온라인과 디지털 환경이 확대될수록 이런 인도를 보는 외국 투자자들의 시각은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14억 인구로 성장하는 내수 시장과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해외 투자는 인도가 2030년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된다는 전망의 근거가 된다.

성장하는 시장은 기회의 선점이 중요하다.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기지 전환(GVC) 상황에서 인도 시장 공략의 핵심은 온라인을 통한 소비재 수출과 기술 위주 제조업의 현지 진출, 서비스 분야의 투자와 인력 소싱에 있다. 정부 간 거래(G2G)를 통한 협력과 프로젝트 참여로 대형 인프라시장의 활로를 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낯설고 험한 영상과 토픽성 뉴스 속의 인도는 안타깝고 작아 보인다. 그러나 오랜 역사와 안정적인 민주주의 체제 속에 14억 인구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의 모습은 거대한 코끼리와 같다. 벵갈루루 출신 운전기사의 어두운 출세 스토리인 영화 ‘화이트 타이거’는 2009년 원작 소설을 영상화한 과거 이야기일 뿐이다. 2016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집약(Technical Hub) 도시로서, 인도 최고의 IT·스타트업 기반을 갖추고 우주·항공·방산 기계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벵갈루루의 현재와 미래를 보아야 한다.

김동규 코트라 벵갈루루 무역관장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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