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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상한 주담대’ 종용에 떨떠름한 은행?
고정금리 오를때 변동금리 하락
금리차 확대로 이자부담만 커져

정부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금리상한 주담대)’ 출시를 종용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일단 이달 중 상품을 출시는 하겠지만 별로 팔릴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2일 “지난 달 초 금융당국이 은행 임원들과 회의에서 금리상한 주담대 출시가 필요하는 뜻을 전달했지만 당시 자리에 모인 임원들 대부분의 반응이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금리상한 주담대는 2019년 3월 처음 출시됐다. 당시에는 시장 금리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면서 거의 팔리지 않았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름세인데도 은행들이 시큰둥한 이유는 금리 수준 때문이다.

고정금리 주담대의 기준금리인 5년만기 금융채 금리는 지난해 1월 1.59%에서 지난달 말 1.966%로 37bp 높아졌지만,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 금리는 같은 기간 오히려 78bp 하락했다. 이는 고객들이 부담하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사이 금리차이 확대로 이어졌다.

5월 말 기준 케이비(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2.38~3.88%이고, 고정금리(혼합형)는 2.84~4.34%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5%포인트가량 높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주담대의 주담대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시중은행 전체 주담대에서 변동금리 상품 비중 역시 늘어나고 있다. 실제 5월 말 기준 코픽스와 연계된 변동금리 주담대 비중은 2011년 12월(47.2%) 이후 가장 높은 45.5%를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올라고 고객들 대부분은 당장 싼 금리를 선호한다”며 “예금 등 수신금리와 연동된 코픽스가 기준인 변동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데, 금리상한 대가로 추가로 이자를 치르려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금리상한 주담대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못 박으며 한은이 급격히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진 배경이기도 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져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지 않는 이상 단기물 금리와 연동된 변동금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 입장에서 금리상한 주담대를 선택할 이유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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