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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시 휴대폰·유심 필요”…대포폰 유통해 15억 챙긴 20대들
440명 상대로 8억원 상당 휴대전화·유심 건네받아
소액결제·게임 아이템 등 약 15억원 현금화…대포폰 판매
경찰, ‘대표’ ‘실장’ 등 역할 분담한 범죄 조직원 22명 입건
12명 구속송치·10명 불구속송치…검찰은 12명 구속기소
서울북부지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휴대전화 개통을 통해 대출을 해 줄 것처럼 속여 조직적으로 대포폰을 매입·유통한 일당이 붙잡혔다. 이 중 12명은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약 440명에게 휴대전화와 유심칩을 건네받아 소액결제 등을 통해 약 15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부장 박상진)는 29일 사기, 전기통신사업법위반, 컴퓨터등사용사기, 범죄단체조직·활동 등 혐의를 받는 A(24) 씨 등 총 1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피해자 440여 명에게 “대출을 받으려면 휴대전화나 유심이 필요하다”고 속여 8억원 상당의 휴대전화 900여 대와 유심칩 약 1200개를 건네 받아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소액 결제, 게임 아이템 등을 구입해 약 15억원을 현금화하고 대포폰을 판매·유통해 추가 범죄 수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과정에서 A씨는 대출 담당책 5명, 고객정보 수집책 2명, 대포폰 매입책 15명 등으로 범죄조직을 구성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 전체를 총괄하는 ‘대표’와 피해자들에게 휴대폰 매입을 조건으로 신용 대출을 권하는 ‘실장’, 휴대폰 소거를 담당하는 ‘로드’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모두 닉네임을 사용하고, 직속 상급자 외에 공범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강북경찰서 제공]

경찰은 지난 3월 25일 “대출해 주겠다며 휴대전화를 매입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휴대전화 매입책을 1명을 체포하면서 수사에 나섰다. 조직원 28명의 신원을 특정하는 과정에서 경북 소재 콜센터를 압수수색해 증거 등을 확보했다.

주범인 A씨는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자진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범행에 이용한 업무용 컴퓨터를 숨겨주고 교통비, 숙박비 등을 대납한 혐의(증거인멸·범인도피)를 받는 B씨도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강북서는 이들을 포함해 총 22명을 입건하고, 검찰에 12명을 구속송치, 10명을 불구속송치했다. 또한 경찰과 검찰은 피해 회복을 위해 지난 24일 서울북부지법에 이들이 숨긴 범죄 수익과 개인 채권등 약 16억원에 대한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검찰은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단체를 결성해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청년, 무직자 등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사기 범행을 했다”며 “일부는 범죄 수익으로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휴대전화와 유심을 받아 최대 한도로 소액결제를 시킨 뒤 휴대폰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에 대포폰으로 유통시키는 수법의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며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유심을 타인에게 건네주는 행위도 형사처벌의 대상이므로 함부로 양도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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