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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입자 없는’ 소형 vs ‘아파트 대체’ 중대형
오피스텔 양극화 심화
중대형 오를때 소형 1년째 하락
공실쌓여 세입자 모셔가기 바빠
중대형, 아파트대비 가격 역전도

“서울 은평구에 있는 10평짜리 오피스텔을 보유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와 함께 2주택자가 됐습니다. 차라리 그때 투룸 이상 쯤 되는 중형을 샀다면 나았을까요. 싸게 내놔도 매도가 잘 안 됩니다. 장기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려고 했더니 정부에서 폐지한다, 아니다 계속 말을 바꿔서 결정할 수가 없네요.”(서울 소형 오피스텔 보유자 A씨)

소형 오피스텔 보유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계속 보유하고 임대를 놓자니 다주택자가 돼 실거주용 주택 이사가 힘들고, 팔자니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입자도 중형이나 중대형보다 쉽게 구해지지 않는 편이고, 투자수익률도 악화됐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용 40㎡이하 소형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작년 6월을 기준점(지수 100)으로 잡았을 때 올해 5월의 지수는 99.36이 됐다. 또, 5월의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3% 하락했다. 서울로만 범위를 좁히면 0.11% 하락했다.

반면 중대형 오피스텔은 각종 규제가 심한 아파트 대체재로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전국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의 5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51% 상승했다. 그 외에 40㎡ 초과 60㎡ 이하는 0.57%, 60㎡ 초과 80㎡ 이하는 0.23% 상승하는 등 소형을 제외한 나머지 규모의 오피스텔은 전부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의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은 5월 0.44% 상승했다. 지난 4월까지 상승률이 0.2~0.3%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게다가 분양가 통제를 받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 분양가는 통제를 받지 않자 ‘가격역전’ 현상도 나타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는 계약면적 기준 3.3㎡당 3303만원으로 지난해 2069만원보다 59.6% 높다. 같은 기간 아파트 분양가는 공급면적 기준 3.3㎡당 3017만원으로, 오피스텔 분양가보다 286만원 낮았다.

이런 양극화 속에서 소형 오피스텔 보유자들은 세입자 구하기에도 난색을 표한다.

경기도 구리시 소재 전용 37㎡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B씨는 최근 기존 세입자가 전세계약이 만료되고 퇴거한 뒤 부동산에 월세로 매물을 내놨다. 하지만 인근 오피스텔 월세 매물이 쌓여있어 두 달 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B씨는 “올해 세금 부담이 커져서 새로 계약을 놓을 때는 매달 현금이 들어오도록 월세로 내놓으려했는데 다시 전세를 놓거나 내가 이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값도 안오르는 소형 오피스텔을 사주겠다고 나타나는 사람도 없고, 어차피 의무임대기간이 끝나기 전에 매도하면 과태료만 수천만 원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출퇴근 직장인 수요가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서울 도심의 오피스텔도 월세 시세 하락을 겪고 있다.

종각역 인근 C공인 대표는 “광화문, 종로 직장인들 수요가 있어 항상 만실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일부 공실도 생겼다”면서 “이 때문에 원룸 오피스텔 월세 시세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70만원 대였던 것이 월 60만원 대로 하향 평준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래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았던 주거용 오피스텔은 작년 ‘7·10 대책’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대책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지방세법이 개정돼 주택으로 간주하게 됐다.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 한 채를 가진 상태에서 아파트나 빌라 등 주택을 취득려면 무조건 취득세 8%를 내야한다. 세 번째 이상부턴 12%를 중과한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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