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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재에 대한 고찰...‘DNA 사슬’ 심은 산수화
사비나미술관 이이남 개인전

동서양의 고전회화에 작은 움직임을 더해 마치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이이남 작가가 이번엔 자신의 DNA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은 올 여름 특별전으로 이이남 작가의 개인전 ‘생기를 코에 불어 넣다’를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서울대 지플러스 생명과학 연구소에서 분석한 자신의 DNA를 텍스트로 변환해 산수(사진)와 풍경에 덧입혔다. 멀리서 보면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곽희의 ‘조춘도’이나 가까이서 보면 염기 사슬인 A, G, C, T 등 4개 알파벳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본인 DNA를 심은 산수화다.

“2년 사이 중국에 두 번 다녀왔는데, 자가격리만 12주를 했다. 이성을 중시하는 서구 모더니즘의 사회가 바이러스 하나에 이렇게 멈췄다. 격리 기간 내내 어쩌다 이렇게 됐나, 근원이 무엇인가, 우리의 뿌리는 무엇인가,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하는 방향으로 사유가 이어졌다”

깨알같은 염기서열 텍스트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듯 화면에 내려 앉았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살아 있을때 무엇이든 하나라도 성취하려고 아등바등하는 인간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현실과 허상은 결국 한 끝 차이다.

본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인간 문명 전체로 향한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 ‘시(詩)가 된 폭포’는 문자로 쌓아올린 인간 문명을 상징한다. 고서와 고서를 프로젝션한 이미지로 6.8미터의 폭포를 만들고 거기에 쏟아지는 물은 총 5300권에 달하는 고서에서 차출한 문자들이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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