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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비트發 ‘가상자산 종목 정리’...투매현상 70%이상 폭락
‘삭제’ 5개종목·투자유의 25개종목
투자자들, 단체행동·법적대응 시사
업비트 거래대금도 80% 감소
“주관적 상장 규정 시한폭탄 터진 것”
15일 오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 강남센터에 설치된 스크린에 가상자산 시세들이 띄워져 있다. 이날 오전 10시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46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런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에 클린 에너지가 사용되면 비트코인을 결제를 다시 받겠다는 트윗 이후 비트코인은 크게 상승하며 빗썸 기준으로 14일 오후 11시 20분에는 4747만8,000원까지 거래됐다. [연합]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기습적인 ‘투자유의 종목’ 지정과 ‘원화마켓시장 삭제’ 조치로 가상자산 투자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가상 자산 종목 전반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거래 대금 또한 급감하고 있다. 졸지에 대규모 투자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업비트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며 단체 행동 및 법적 대응에 돌입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업비트는 사이트 내에 공지사항으로 25개 종목의 ‘투자유의 종목’ 지정과 마로, 페이코인, 옵져버, 솔브케어, 퀴즈톡 등 5개 종목의 ‘원화마켓시장 삭제’ 공지를 올렸다.

업비트의 원화마켓 제거 시점은 이달 18일 정오로 예정돼 있다. 공지 직후 투매 물량이 쏟아지며 원화마켓시장 삭제 종목이 된 5종목은 고가 대비 하루 만에 약 45%가량 폭락하며 반토막이 됐고, 단 3일 만에 언급된 대다수 종목은 70%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이번 공지는 업비트 내에서 한 번에 유의 종목을 지정한 것으로는 최대 규모다. 업비트는 유의 종목 지정 사유로 정보 공개 커뮤니케이션, 기술 역량, 글로벌 유동성 평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업비트의 갑작스런 조치에 발행사는 ‘억울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거래소가 일절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공지로 시장 삭제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업비트의 원화마켓 삭제조치 이유는 ‘개발활동 부족·이더리움 대비 적은 온체인 보유자 수·이더리움 대비 적은 온체인 트랜잭션·비트코인 대비 적은 거래대금 등이 거론된다. 삭제 대상에 오른 퀴즈톡 측은 “업비트가 요구한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마켓 삭제 조치에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사태를 두고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상장 및 폐지 규정이 사실상 자의에 맡겨둔 회색지대였기 때문이다. 업비트 홈페이지 상장폐지 기준을 살펴보면 정부기관 또는 유관기관 지시, 사용자들 부정적인 반응, 업비트 사용자 보호 등이라고 나와 있는데, 이를 두고 그동안 정량적 평가보다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이같은 폐지 규정은 주식이 거래되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규정과 완전히 다르다. 한국거래소의 코스피 상장폐지 기준의 경우 사업보고서 미제출, 자본금 50% 이상 잠식 2년 연속 등 구체적인 평가 기준선을 뒀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업비트 뿐 아니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거래대금이 많은 빗썸의 기준도 이와 유사한 실정이라 언제든 ‘상장폐지 폭탄’이 터질 수 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와 코인 개발사간의 갑을 문제는 예전부터 터졌어야 할 시한폭탄이었다”며 “이번 업비트 사태는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일부 문제가 빙산의 일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비한 상장 폐지 규정 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입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 이모씨는 “사용자를 보호하겠다던 거래소가 갑작스런 거래정지로 투자자들의 뒤통수를 때린 셈”이라며 “멀쩡하게 거래되던 코인이 공지 하나에 반토막이 됐다”며 억울해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가상자산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이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7조621억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올해 들어 최저치 수준인 4조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만 해도 35조원을 훌쩍 웃돌던 하루 거래대금이 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아울러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7일 45조원 대비로는 10분의 1 토막났다.

업비트 거래 정지 및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들이 이날 반등에 나서고 있으나, 이는 주식시장의 정리매매 시 급등락과 유사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기준 페이코인은 전일 대비 약 62%가량의 상승률을 보이며 전체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나머지 상승률 상위 10개 코인 중 7개가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코인이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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