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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국부펀드 달러자산 축소
유로화·위안화·금으로 대체
美 경제공격 대비 선제조치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경제체제에 의존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부펀드(NWF·National Wellbeing Fund) 내 달러 자산을 축소한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러시아 국부펀드가 보유한 달러를 유로화·위안화·금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같은 날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 겸 에너지장관도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IEF)에서 “미국의 압박이 지속되면 석유 수출 계약 시 달러표시 계약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는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달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앞서 4월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해킹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러시아의 다른 적대적 행위와 묶어 러시아 외교관 추방, 기업 제재 등 보복을 행한 바 있다.

해당 국부펀드는 러시아가 석유를 기준 가격 이상으로 판매하면서 나온 적립금으로 운영한다. 만약 시장이 정해진 가격 아래로 떨어졌을 때 그 부족분을 상쇄하는 데 사용된다.

펀드의 총 자산은 비유동 자산 포함 1857억달러이며, 유동자산의 각 35%(약 415억달러)씩을 달러와 유로가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위안화, 금, 엔화, 파운드로 분산된 상황이다. 실리아노프 장관은 “자산 변경이 이뤄지면 펀드는 유로 40%, 위안화 30%, 금 20%, 엔화와 파운드 각각 5%씩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 달러 매물이 늘릴 수 있는 조치지만 달러 가치는 오히려 반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68% 상승한 90.519를 기록하며 3주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급등했다.

러시아의 달러 자산 축소가 경제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올렉 비긴 전 러시아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는 “달러 축소 결정은 미국과 완강한 대치 상황에서 논리적이지만, 위험과 수익을 따지는 측면에서 봤을 때 달러를 언급된 다른 자산으로 대체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매력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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