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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고점 경고’에도 ‘동상이몽’ 부동산 장세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 지속 ‘V자 상승’
매물 부족에 규제 완화 기대감 맞물려
매수심리도 한주 만에 다시 반등

“서울 아파트 가격은 실질가격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고점에 근접했다.”(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부의 이런 경고성 발언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주간 기준으로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며 ‘V자’ 반등에 힘을 더하고 있다. 정부는 고점을 언급하며 집값 하락을 내다봤으나, 시장은 반대로 거침없이 오르는 일명 ‘동상이몽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매물 부족에 더해 서울 곳곳에서 개발 기대감도 확산하고 있어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관련기사 3·16면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라 전주(0.10%)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7·10 대책 직전인 7월 첫째 주(0.11%)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다.

서울시가 재건축 단지의 과열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규제에 나섰으나, 주요 단지에서는 호가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시장이 이번 규제를 추후 재건축 사업 규제 완화를 위한 ‘포석’으로 인식한 탓이다. 여기에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중저가·소형의 집값 상승세도 맞물렸다고 부동산원은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노원구는 이번 주 0.22% 올라 8주 연속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한 주 만에 다시 반등했다. 이번 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6으로, 전주(104.3)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 피로감이 상당한 가운데서도 심화한 매물 부족 현상이 시장을 비정상적인 형태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달 1일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중과가 이뤄졌다. 정부는 세 부담을 우려한 다주택자의 매물이 풀리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봤으나, 시장에선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다주택자가 매도보다는 증여나 버티기를 택하면서 과세기준일을 앞두고 매물이 줄고 집값 상승이 나타난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는 고점을 말하지만 시장은 부족한 매물과 재건축 규제 완화에 주목하면서 동상이몽 장세가 나타났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낮은 거래량 속에 가격 강보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최근 불안해진 전셋값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04%에서 이번 주 0.06%로 오름폭이 커졌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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