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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 고유가에 적자 전환 불구 전기요금 인상 힘들다
연료비 인상 제때 반영 못 해 2분기 적자 전환 불가피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전력은 국제유가 등 연료비 급등으로 2분기 적자전환이 유력하지만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공업제품 가격이 오른 데다 농축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치솟은 상황에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1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한전은 올해부터 전기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3분기 전기요금은 3∼5월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된다.

국제 연료 가격은 통상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연료비에 반영되는 만큼, 올해 연료가격 상승분이 반영될 전망이다. 올 3~5월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64.54달러였다. 2분기 기준 시점인 2020년 12월 ~ 2021년 2월 55.18달러보다 17%(8.95달러) 올랐다. 전력용 연료탄은 지난해 11월 톤(t) 당 60달러 안팎에서 머물다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이달 7일에는 95.28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보다 14.50달러(18%) 올랐다.

그러나 3분기에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분기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면 kWh당 2.8원 올렸어야 했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 선거를 앞둔데다 공공물가 인상을 자극할 수 있고 서민 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1분기 수준으로 묶어놨다.

최근에도 원자재 값 급등과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어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원재료 가격이 올라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 결국 한전의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전은 1분기에 5716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분기에는 악화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2분기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증권사가 한전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적자 폭은 최대 2조861억원부터 3609억원까지 다양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된다면 연료비 연동제가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조정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당장은 전기를 싸게 이용할 수 있지만, 결국 한전의 적자로 귀결돼 전력산업 생태계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개 분기 연속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제도 자체가 무산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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