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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발명특허 글로벌 4위 한국...실질 AI 경쟁력은?
특허 연평균 28% 성장...질적 수준은 뒤처져
대학 경쟁력 높이고 해외진출 적극 모색해야

IT강국 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질적으로 보면 선도국에는 뒤져 있는게 사실이다. AI 연구진의 규모나 특허의 해외 진출 등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평가다.

정보분석 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와 KAIST 혁신전략 정책연구센터(CISP)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글로벌 AI 혁신경쟁 : 현재와 미래’에 따르면, 지난 2010~2019년 한국이 출원한 AI 발명 특허 건수는 총 6317건으로 집계됐다. 보고서가 꼽은 주요 10개국 중에서는 중국(9만1236건), 미국(2만4708건), 일본(6754건) 등에 이은 4위다.

연간 성장률 또한 높다. 2010~2019년 10년간 한국 AI 발명 특허 건수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28%로, 주요 10개국 평균(24%)을 웃돈다. 한국보다 성장률이 높은 것은 중국(45%)과 캐나다(29%) 정도다.

하지만 질적 수준은 뒤처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허인용지수(CPI) 상위 10% 안에 든 특허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로 질적 수준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주요 10개국 평균(14%)에 못 미치는 8%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43%, 26%로 1, 2위였고, 영국(14%), 인도(13%), 대만(12%)도 한국을 앞섰다.

연구팀은 “한국이 전체적인 발명 규모 대비 기술 영향력이 저조한 것은 개선돼야 한다”며 “이제는 양적인 성장보다는 우수한 기술력 기반의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AI 역량을 관련 논문을 중심으로 살펴본 다른 보고서에서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19년 한국의 AI 논문 수는 6940건으로 세계 9위지만, 질적 지표인 논문 편당 인용 수는 전체 91개국 중 31위(3.8건)에 그쳤다.

이처럼 AI 연구 역량이 뒤처진 이유로는, 기초·원천 기술을 연구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 부문이 취약하다는 점이 꼽힌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는 산업계 중심의 AI기술 개발이 90% 이상인 반면, 한국은 대학의 비중이 약 30%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대학은 CPI 상위 10% 특허 비율이 2.8%로 산업계(11.8%)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9.5%)보다 훨씬 낮다. 국내 AI 특허의 전체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각국 대학의 CPI 상위 10% 특허 비율은 미국이 37.1%, 캐나다 20.7%, 영국 10.1%, 대만 8.3%, 중국 6.0% 등이었다.

기술 발명의 해외 진출이 소극적이라는 점 또한 영향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우수한 발명일수록 많은 국가의 특허로 출원해 넓은 시장에서 법적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때문에 기술 발명의 해외 출원 수준은 해당 기술의 우수성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우리나라 AI 발명의 해외 출원 비율은 약 30%로, 중국(4%)을 제외하면 주요 10개국 중 가장 낮다.

연구팀은 “충분한 규모의 자체 시장을 확보한 미국, 중국, 유럽의 경우는 자국이나 권역 내 특허 출원만으로도 상당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며 “하지만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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