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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를 잡아라’…불 불는 미디어 M&A, 다음 타자는 누구?
워너미디어+디스커버리, 아마존+MGM 등 美 미디어 시장 합종연횡 가속화
기존 TV 케이블에서 OTT 서비스로의 시장 재편…콘텐츠 확보 경쟁 치열
‘빅 미디어’ 트렌드 뚜렷…비아콤CBS·NBC유니버셜, M&A 시도 가능성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달 영화 007시리즈 제작사로 유명한 MGM를 84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MGM의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자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진은 007 시리즈의 주인공인 대니얼 크레이그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전통 강자인 넷플릭스에 대적하기 위한 미디어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채널의 합병과 아마존의 영화 제작사 MGM 인수 소식이 발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OTT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다음 인수합병(M&A) 후보가 거론되는 등 ‘스트리밍 전쟁’의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의 미디어 시장은 말 그대로 ‘빅뱅’을 방불케한다.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TV 케이블로 대표되는 전통 미디어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덩달아 기존 미디어의 생태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다. 과거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콘텐츠 제작사가 TV쇼나 영화 등을 만들고, 이를 유료 배급사가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일방적 콘텐츠 유통은 ‘구식’이 된 지 오래다.

OTT 시장을 독식해 온 넷플릭스는 변화한 미국의 미디어 생태계의 현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제작사에서 콘텐츠를 구입하기도 하지만, 직접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도 함께 서비스한다. 지난 2013년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필두로 매해 넷플릭스가 쏟아내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플랫폼 기업이었던 넷플릭스를 대형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최근 OTT 시장의 M&A 경쟁은 이처럼 누가 더 많은, 더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느냐로 요약된다.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를 론칭, OTT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도 자체 제작 콘텐츠에 대한 투자뿐만이 아니라 지난 2017년 21세기폭스를 비롯해 루카스필름과 마블, 픽사 등 굵직한 제작사들을 일찍이 품에 안은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IT 공룡’들이 OTT 시장을 향한 야심을 드러내면서 또 다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헐리우드의 대표적인 영화제작사 MGM 스튜디오를 84억5000만달러(9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MGM이 가진 오리지널 콘텐츠를 흡수함으로써 자사의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넷플릭스의 성공은) 오래된 미디어 기업들이 인수합병에 사활을 거는 이유”라면서 “구글과 아마존,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들도 점점 더 이 같은 흐름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시장은 OTT 서비스와 대형 콘텐츠 제작사가 결합한 이른바 ‘빅 미디어(Big media)’가 OTT 시장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M&A는 콘텐츠와 유통을 결합시킴으로써 미디어 시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합종연횡은 궁극적으로 살아남은 기업들로 하여금 콘텐츠와 유통에 대한 통제력을 갖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 미디어’ 시대의 도래는 곧 업계가 추가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도 직결되는데, 현재로서는 그 다음 타자로 비아콤CBS와 NBC유니버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NBC유니버셜은 OTT 서비스 피콕을, 비아콤CBS는 올해부터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인 ‘CBS 올 액세스’를 정비한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CNBC는 “두 기업 모두 스트리밍 전쟁에서 디즈니와 넷플릭스, 아마존과 경쟁하기에는 자신들이 너무 작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미디어 업계의 M&A 움직임은 두 기업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라는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는 NBC유니버설의 영화 제작·배급사인 라이언스게이트 인수, 워너미디어·디스커버리와 비아콤CBS의 합병 등이 언급되고 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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