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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출생아·결혼·출산율 ‘트리플’ 역대최저, 눈앞의 인구재앙

통계청이 26일 내놓은 ‘3월 인구 동향’은 인구재앙이 눈앞에 왔다는 사실 그 자체다. 1분기의 출생아·결혼·출산율이 ‘트리플’ 역대 최저다.

지난 1분기 전국 출생아 수는 7만519명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3133명 줄었다. 1981년 이래 1분기 기준 최소 기록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보다 많아 1분기 7039명이 자연 감소했다. 역시 지난해 1분기(6046명 감소)보다 많다. 17개월째 인구는 계속 줄어든다. 1분기 결혼도 4만8016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만264건, 17.6%가 줄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해도 암울함은 가시지 않는다.

상황이 이쯤 되니 희망은 절벽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1분기 0.88명으로, 0.03명 감소했다. 2019년 2분기부터 2년째 1명 미만이다. 세계 꼴찌니 뭐니 비교할 필요도 없다. 여성이 평생 아이 둘을 낳아도 인구로는 본전인데 1명도 낳지 않으니 미래의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국가 소멸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판이다.

사실 인구재앙은 어제오늘 나타난 문제가 아니다. 합계출산율(2.06명)이 인구 대체 수준(2.1명) 밑으로 떨어진 게 지난 1983년이다. 경고등은 이미 이때 켜졌다. 2006년부터는 5개년 계획까지 만들었고 그동안 수백조원을 들이부었지만 결과는 지난해부터 나타난 인구의 자연 감소다. 40년이 다 되도록 해법이 나오기는커녕 내리막만 가팔라졌다는 얘기다.

인구는 경제의 보너스다. 중국의 고성장 저력도 인구에서 나왔다. 생산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여건에 비해 성장이 더 지체된다. 이른바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다. 그때는 경제·사회·복지·교육·국방 모든 분야의 정책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 터지기 전에 막는 게 최선이다. 미국은 합계출산율이 1.7명을 웃돈다. 이민까지 포함하면 여전히 인구증가 국가다. 그런데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1조8000억달러(약 2000조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미국 가족계획’을 내놓았다. 3~4세 유치원을 무상교육으로 하고 6세 이하 자녀 1명당 연간 3000달러의 세액을 공제해주며 유급 육아휴직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코로나19 극복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백신에 바가지를 써도 경제가 일찍 정상화되면 그게 남는 장사”라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더 획기적인 인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리인 듯 보여도 인구감소를 막는 길이라면 그게 올바른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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