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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 미켈슨, 노장은 살아있다
올해 두번째 메이저 PGA챔피언십
51세 최고령 메이저 우승 새 역사
종전 기록 53년만에 갈아치워
메이저 6승 등 PGA 통산 45승

다음달 만 51세가 되는 백전노장은 흔들림이 없었다. 17번홀(파3) 티샷을 그린 뒤 덤불 속에 떨어뜨리고 18번홀(파4) 티샷을 갤러리가 운집한 왼쪽 러프로 보냈지만, 노련한 세컨드샷으로 차분히 위기를 넘겼다. 경기 내내 담담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던 베테랑도 수천 관중의 흥분섞인 환호 속에 새 역사를 장식할 마지막 그린을 향할 땐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진 못했다.

필 미켈슨(미국)이 올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서 우승하며 역대 최고령 메이저 우승의 새 역사를 썼다.

미켈슨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의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6개를 묶어 1타를 잃으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공동 2위 브룩스 켑카(미국),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1970년 6월생인 미켈슨은 이로써 만 50세 11개월의 나이로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53년 만에 갈아치웠다. 종전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8년 PGA챔피언십에서 줄리어스 보로스(미국)가 세운 48세였다.

미켈슨은 2013년 디오픈 제패 이후 7년 10개월 만에 6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으며 통산 우승 횟수도 45승으로 늘렸다. PGA 챔피언십에서는 2005년에 이어 16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또 이번 우승으로 미켈슨은 PGA 투어 사상 최초로 첫 우승 이후 30년이 지나서도 승수를 보태는 기록을 세웠다. 1991년 1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노던텔레콤 오픈 정상에 오른 미켈슨은 30년 4개월 만에 45번째 우승을 보탠 것이다. PGA 투어 최장기간 우승 기록은 레이먼드 플로이드(미국)가 1963년 3월 첫 우승 이후 1992년 3월 마지막 22번째 우승으로 세운 28년 11개월이다.

미켈슨은 지난해 6월부터 시니어투어와 병행하고 있다. PGA 투어에선 올시즌 14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한번도 오르지 못하고 6번이나 컷탈락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정규투어 출전에 쏟으며 젊은 선수들과의 싸움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그린적중시 퍼트수 6위(1.65개), 그린적중률 공동 12위(63.9%), 드라이버 거리 21위(313.1야드)로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줬다.

미켈슨은 우승 후 “믿을 수 없는 기분이 든다”고 감격해 하며 “다른 사람들도 영감을 찾기를 바란다. 더 노력해야 하고 더 연습해야 하는 수고가 있겠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미켈슨과 전성기를 함께 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트위터에 “미켈슨이 50세에 다시 우승하는 걸 보니 정말 감동적이다. 축하한다”고 적었다.

미켈슨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115위에서 83계단이나 뛰어오른 32위에 올라 1년 6개월 만에 톱50으로 복귀했다.

1타차 단독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미켈슨은 까다로운 코스 세팅과 강풍 속에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메이저 사냥꾼’ 켑카와 우스트히즌 등 경쟁자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바람에 느긋하게 타수 차를 벌릴 수 있었다.

10번홀(파4) 버디로 4타차로 달아난 미켈슨은 13번(파4), 14번홀(파3)서 잇따라 타수를 잃었지만 16번홀(파5) 버디로 다시 3타차로 벌렸다. 우승을 눈앞에 둔 17번홀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한 볼이 그린 뒤 덤불 속에 빠진 것. 미켈슨은 침착하게 볼을 그린에 올린 뒤 보기로 홀아웃했다. 2타 앞선 채 마지막 18번홀서도 티샷을 갤러리들이 몰린 왼쪽 러프로 보냈지만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리고 2퍼트로 마무리, 우승을 확정했다.

50세의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공동 4위(2언더파 286타)에 오르며 미켈슨에 이어 노장의 저력을 과시했다. 임성재는 1타를 잃으며 이븐파 288타 공동 17위로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은 4타를 줄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공동 49위(5오버파 293타)에 올랐다. 조범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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