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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병·자폐증 치료제가 ‘비만’ 부르는 원인 찾았다!
KAIST 손종우 교수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비만 원인규명

손종우(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유은선 석박사통합과정생. [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제 공동 연구진이 ‘조현병’ 치료제와 같은 정신병 약물이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을 최초로 찾아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비만을 예방하고 질병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손종우 교수 연구팀이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첸 리우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실험의학저널’ 5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란, 중추신경계의 도파민 수용체 및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해 뇌 신경 전달물질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조현병 치료에 사용된다. 약리 작용이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라 부르며,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약물이다.

리스페리돈·올란자핀과 같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은 조현병, 양극성 장애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널리 처방되고 있다.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은 정형 항정신병 약물과 비교해 운동계 부작용이 적으나 과도한 식욕과 비만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있는데, 기존 동물 모델에서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비만이 재현되지 않아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을 알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손 교수와 리우 교수 연구팀은 리스페리돈을 먹이에 포함해 생쥐에게 먹임으로써 동물 모델을 이용해 이들 약물에 의한 식욕 증가와 비만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이용해 리스페리돈이 우리 몸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뇌 부위인 시상하부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중요한 신경 전달물질 중 하나인 멜라노코르틴에 대한 반응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조현병 모델 생쥐에서 리스페리돈과 함께 멜라노코르틴 반응성 신경세포 활성도를 높여 작용하는 식욕억제제인 세트멜라노티드를 처치하면 리스페리돈의 항정신병 효과를 보존하면서도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세트멜라노티드는 지난해 11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현재 몇 가지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비정형 향정신성 약물에 의한 식용 증가 및 비만의 기전. [KAIST 제공]

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식욕 증가와 비만의 원인을 신경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처음 규명한 것으로, 향후 이들 약물을 이용한 신경정신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그는 또 “리스페리돈이 시상하부 멜라노코르틴 반응성을 저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 현상이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에도 적용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아 관련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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