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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퇴장→성추문 퇴출” 빌 게이츠 한순간에 나락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로이터]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자선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지금이 자리에서 물러날 적기다.”(2020년 3월 빌 게이츠)

“내부 직원으로부터 게이츠와의 부적절한 관계와 관련해 보고받은 후 외부 로펌을 고용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었다.”(2021년 5월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

지난해 3월 ‘자선활동 집중’을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MS) 이사회에서 스스로 물러난 빌 게이츠 창업자의 뒷모습은 ‘아름다운 퇴장’이었다. 그러나 1년 뒤, 그에게 찬사를 보냈던 세상의 평가는 달라졌다. 사내 여직원과 불미스러운 관계가 그의 실제 퇴장의 이유라는 외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앞서 전격 이혼 발표 후 잇단 추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불륜 의혹마저 불거지면서 빌 게이츠는 도덕성에 치명적 위기를 맞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씨넷(CNET)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빌 게이츠가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게 된 MS 이사회가 지난해 이사회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말 MS의 한 여직원이 게이츠와 수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회사 측에 알린 후 이사회가 내부 조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종료를 앞두고 이사회는 게이츠의 사퇴를 요구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MS 대변인은 “내부 직원으로부터 게이츠와의 부적절한 관계와 관련한 보고를 받은 후 외부 로펌을 고용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관련조사가 끝나기 전에 이사회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WSJ 등 외신은 당시 게이츠가 자선사업에 헌신하기 위해 이사회를 떠난다고 발표했지만 사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연합]

빌 게이츠는 지난해 3월 MS 이사회 퇴진을 밝혔다. 당시 그는 “자선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지금이 자리에서 물러날 적기”라며 이유를 말했다. 빌 게이츠가 1975년 MS를 설립한 지 45년 만에 ‘사회 공헌’을 위해 아름다운 퇴장을 선언한 것이다.

구체적인 이유를 덧붙였다. 특히 “국제 보건과 개발, 교육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자선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 이같이 결정했다”며 “버크셔와 MS 리더십이 지금보다 강했던 적이 없었기에 지금이 자리에서 물러날 적기”라고 밝혔다.

또 “MS 이사회에서 물러난다는 것이 MS를 떠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MS는 항상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고 계속해서 회사가 비전을 구체화하고 야심에 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및 기술지도부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빌 게이츠는 1975년 MS를 창립한 뒤 2000년까지 CEO를 지냈다. 이후 MS 의사회 의장직을 맡았으나 2008년부터는 MS보다는 아내와 함께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트 재단’ 운영에 집중해왔다. 2000년 스티브 발머에 이어 2014년 나델라가 MS의 제3대 CEO로 임명됐을 때 빌 게이츠는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나고 평이사 겸 기술고문으로 남아 활동해왔다.

빌 게이츠와 그의 전 부인 멀린다. [AP]

빌 게이츠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사회공헌, 환경보호 등에 집중하며 기부활동을 이어왔다. 약 113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두 번째 부호인 그는 지난 2018년에도 “나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더불어 세 자녀에게 1000만달러씩 상속하고, 재산의 90% 이상 기부 의사를 밝히며 사회적 책무에 앞장섰다.

하지만 사내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MS 이사회서 사실상 ‘퇴출’당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빌 게이츠가 쌓아온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뉴욕타임스는 “이혼 발표 훨씬 전부터 빌 게이츠가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유명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빌 게이츠 측 대변인은 “지난해 3월 이사회 사퇴는 이번 일(성추문 의혹)과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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