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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노마드본능’ 앱 불편하면 거래소 옮겨 [창간 48주년 MZ세대를 엿보다 ③남다른 금융 성향]
손품·눈품 팔아 수익얻기 ‘적극적 피드백’
거래소 ‘MZ세대 마음잡기’ 경쟁 치열

“개발팀에서 이 글 꼭 보시면 좋겠네요. 코인의 정보를 볼 수 있도록 Xangle(공시데이터 기반 가상자산 정보포털) 등과 협약해주시고요, ‘자산’ 메뉴에서 자신이 소유한 코인들만 보이는 기능을 도입해주세요”

“평균구매가 및 예약매매 가격을 표시해주세요. 차트 기능은 현재 버그(시스템 착오) 투성이라 개선이 필요합니다”가상자산 투자 열풍 중심에 선 MZ세대는 투자 시 불편함을 참지 않는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격 오류 및 매매 지연 현상 등이 있을 때마다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 리뷰 창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이들은 투자하고픈 가상자산을 다루지 않거나 기능이 불편하면 아예 거래소를 옮기는 ‘투자 노마드족’ 이기도 하다. 기성세대가 주거래은행을 두고 예적금에 가입하고 대출을 받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회사원 박 모(33)씨는 첫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한 거래소에서 투자를 원하던 ‘클레이튼’ 거래를 할 수 없자, 20 영업일을 기다렸다 새로운 계좌를 트고 거래소를 옮겼다.

그러나 이번엔 자산현황 확인이 어렵고 시스템 에러가 너무 잦았다. 결국 그는 다시 기존 거래소로 돌아갔다.

취업준비생 곽 모(26)씨도 도지코인에 시험삼아 투자했다가, 매도수수료에 출금수수료를 떼가자 거래소를 옮겼다. 앱 평가란에는 ‘이중 수수료는 부당하다’는 본인의 생각을 적었다.

적극적으로 거래소를 옮겨다니고 의견을 공유하다보니,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거래소 간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창구에서 영업직원을 만나 투자를 상담하는 방식이 아닌 앱에서 클릭으로 투자에 나서다보니, ‘의견교환’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거래소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다.

‘코인원’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채팅방 아이디에 회원등급에 따른 표시를 달리 해 화제가 됐다. 최근 30일간 1억원 미만을 투자하면 아이디가 하늘색이고, 10억원, 50억원 등 투자금액이 올라갈수록 색깔이 붉은 색으로 바뀐다. 투자자들은 ‘빨강이(300억 이상 고액투자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이 거래소에 몰리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온라인 경험이 풍부하고 표출적인 특징을 가진 MZ 세대는 가산자산 투자도 하나의 ‘게임’을 즐기듯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른 한 편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쳐질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서 적극적 피드백에 나선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호영성 수석연구원은 “MZ세대는 은행·증권사 같은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문가를 만나지 않더라도, 유튜브를 통해 전문적인 정보와 다양한 정보에 쉽게 접근한다”며 “손품과 눈품을 팔아 얻은 투자 소득을 모두 자신의 재주를 이용해 만든 결과물로 여겨 피드백에 열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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