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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300일前 여론조사 1위는 ‘3승3패’ [정치 플러스-대선 D-300...역대 여론조사와 결과]
‘52%’ 지지 김영삼, 실제 선거서도 낙승
17·18대 이명박·박근혜 ‘대세론’ 그대로

김대중, DJP 단일화 성사로 이회창 꺾어
노무현, 막판 정몽준 지지철회 불구 당선
문재인, 반기문 중도포기 여유로운 승리

내년 대선 30% ‘대세급’ 주자 없어 주목

13일로 제 20대 대통령선거(2022년 3월 9일)가 딱 3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진행된 차기 대권 선호도 여론조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양강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300일 후 실제 대선에서 현재와 같은 구도가 이어질지, 이변이 나타날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최근 6번의 역대 대선 300일 전후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를 비교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14~19대 대선을 분석한 결과, 300일 전후 여론조사 1위 후보가 실제 당선된 경우는 14대 김영삼,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대통령 등 3차례였다. 반면 나머지 3차례의 선거에선 300일 전후 여론조사 1위 주자(15대 이회창, 16대 이회창, 19대 반기문)가 모두 중도하차하거나 낙선했다. 공교롭게 더불어민주당 계열 진보 정부를 이끌었던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지금의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역전’에 성공한 사례가 됐다.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여론조사 1위 후보가 실제로 승리한 세 차례 선거의 경우 선거 300일 전 여론조사 지지율이 30%를 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이회창 전 국무총리의 경우엔 15대와 16대 대선 전 각각 3자·다자 대결서 모두 30%를 넘는 지지율을 얻었지만, 결국 당선엔 실패했다.

20대 대선을 300일 앞둔 13일 현재는 같은 업체인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율 30%대에 안착한 ‘대세급’ 주자는 없다. 가장 최근인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이 지사가 25%, 윤 전 총장이 22%로 집계됐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5%에 머물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2%),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상 1%)이 뒤따랐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4대 대선 251일 전 ‘52%’ 지지 받던 김영삼, 실제 선거에서도 ‘낙승’=1987년 개헌 이후 두번째로 시행된 직선제 선거인 1992년 제 14대 대선부터 살펴보자. 당초 3당 합당을 통해 거대여당이 된 민주자유당(민자당)을 이끄는 김영삼(YS)과, 동교동계인 신민주연합당과 꼬마민주당을 합친 통합야당 민주당을 이끄는 김대중(DJ)이 맞붙는 선거로 전망됐다. YS의 민자당과 DJ의 민주당은 각각 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뿌리가 되는 정당이기도 하다.

그러나 1991년 1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통일국민당을 결성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대권에 도전하면서 대선은 3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이에 갤럽이 1992년 4월 실시한 3자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보면 김영삼 52.1%, 김대중 26.6%, 정주영 21.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실제 대선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영삼 41.9%, 김대중 33.8%, 정주영 16.3% 득표율로 여론조사보다는 1~2위 격차가 좁혀졌지만 김영삼 대통령이 낙승을 거두고 문민정부가 탄생했다.

▶김대중·노무현, ‘이회창 대세론’ 꺾고 집권, ‘야권연대’ 변수=1997년 12월 치러진 제 15대 대선은 헌정사 최초로 여야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선거다. 하지만 선거를 9개월 남긴 시점까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당시 여당 소속 이회창 후보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1997년 3월 갤럽 조사 3자 가상대결에서 이회창 34.9%, 김대중 23.9%, 김종필(JP) 15.7%을 기록하고 있었다.

물론 ‘DJP연합’ 성사를 전제로 물은 여론조사는 완전히 달랐다. 여당 후보냐, DJP 단일화의 야권 후보(DJ 또는 JP)냐를 묻는 가상 대결에서 야권 후보 지지율은 46.2%로 여당후보 지지율(27.6%)을 크게 앞서기도 했다. 여당 후보의 이 같은 약세는 그해 1월 김영삼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13.9%까지 떨어질 만큼 국민들에게 인기가 없던 영향이 컸다. 결국 DJP는 여론조사가 보여준 방향대로 ‘연합’을 성사시켰고, 충청도 표심 상당수가 DJ에게 이동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실제 대선에서 40.3%를 득표해 38.7%를 얻은 이회창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2002년 제 16대 대선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풍(盧風)’ 열기가 뒤늦게 대역전극을 이끌어낸 선거로 두고두고 회자된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지율이 낮은 대선 후보들이 “선거 1년전, 300일 전 여론조사는 실제 결과와 관계없다”고 자신감을 갖는 근거가 되는 사례이기도 하다.

당시 선거 300일 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은 31%로 임기말 치고 괜찮은 편이었으나, 이미 야당인 한나라당이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놓은 상태였다. ‘대쪽’ 이미지로 대선 재수생이던 이회창 후보 ‘대세론’도 적지않게 형성된 상태였다. 실제 2002년 3월 실시된 갤럽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는 35.5%의 지지율로 노무현(23.1%), 이인제(13.3%)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의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이 또 한번 발목을 잡았고, 바람을 일으킨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까지 이루면서 승부는 예측불가로 접어들었다. 대선 하루 전날 정 후보가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전격 철회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노 후보에 대한 동정론이 일었고, 선거 결과는 노무현 48.9%대 이회창 46.6%이었다.

▶이명박·박근혜 ‘대세론’ 굳힌 17·18대 대선=10년 간 DJ, 노무현의 진보(민주당)정부 이후 2007년 치러진 17대 대선, 그리고 2012년 18대 대선은 각각 이명박, 박근혜 두 보수정당 대통령의 승리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공히 선거 전 300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실제 결과로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7년 3월 실시된 제 17대 대선 여론조사를 보면 이명박 44.8%, 박근혜 19.9%, 손학규 5.9%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정동영은 2.7%에 불과했다.

임기 말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3.9%에 불과했다. 부동산 정책 실책은 물론 레임덕 심화로 여권에 대한 국민 신뢰가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었다. 정동영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는 승리를 거뒀지만 야당인 이명박 후보의 대세를 뒤집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8.7% 득표율로 26.1%에 그친 정동영 후보를 제치고 대승을 거뒀다. 이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15.1% 득표율을 얻어 보수 진영의 표가 갈라졌음에도 거둔 압도적인 승리로 평가된다.

제 18대 대선에서도 300일 전후인 2012년 2월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32%의 지지율로 안철수(22%), 문재인(18%)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여당 후보인 박근혜 후보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24%) 수치를 뛰어넘는 지지를 받고 있었단 점이다. 보수로 봐서는 정권재창출이었지만, 이전 대선 경선부터 대립각을 세워온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의 역사를 보면 ‘현직 대통령과 거리두기’가 본선 승리를 위해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대선 결과는 박근혜 51.6% 대 문재인 48.0%로 나타났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선 300일 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은 47%대 34%로 이미 상당한 격차가 났다는 점이다. 반면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은 41%대 44%로 박근혜 후보가 근소하게나마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대선에서는 안철수가 아닌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왔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과 보수정권 연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탄핵 후 조기대선 치른 19대...사라진 반기문=제 19대 대선의 경우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 상황 속에서 조기(2017년 5월)에 치러졌다. 이 점을 감안해도 선거에서 이변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선거 300일 전 여론조사와 실제 대선 결과가 달랐다. 선거 300일 전인 2016년 7월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27%의 지지율로 문재인(16%), 안철수(11%) 후보를 크게 앞선 1위였다. 탄핵 전인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도 32%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보수정권을 또 한 번 이끌 후보로 반기문 전 총장이 떠올라 높은 지지율을 보이던 상황이다.

물론 당시에는 선거가 1년 5개월 남았다고 여기던 시점이다. 그러나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은 반 전 총장이 정치권의 혹독한 검증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41.1% 득표로 홍준표(24%), 안철수(21.4%)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승리를 거뒀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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