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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탄소중립 해답은 바다에

18세기 중엽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류의 생활방식은 크게 바뀌었다. 그 바탕에는 증기기관의 발명이 있다. 석탄을 태워서 물을 끓이고, 그때 발생하는 수증기로 기계적인 힘을 얻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기계 덕분에 인간은 힘든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편리함 대신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라는 환경 문제의 씨가 뿌려졌다. 산업혁명 무렵인 1750~1800년 대기 중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278ppm이었다. 이 농도는 가로·세로·높이 각각 1m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278㎖가 들어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부터 급속히 늘면서 지금은 417ppm을 기록하고 있다. 이산화탄소가 산업혁명 때보다 50%가량 늘어난 것은 주로 화석연료의 사용에서 비롯된다.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선박, 비행기에서 그리고 시멘트를 생산할 때 특히 이산화탄소가 많이 나온다. 최근 인류문명은 이산화탄소 발생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한다면 2100년에는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3~5도 올라간다는 세계기상기구의 예측도 있다. 바닷물 표층 온도는 2100년까지 평균 2.8도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지구생태계는 큰 피해를 보게 될 전망이다. 그래서 전 세계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작년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 올해 말까지 중장기 기술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경제구조를 만들어 탄소중립 사회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국제사회는 21세기 말까지 지구 표면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는 피부로 지구온난화를 느끼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는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지고 있다. 봄철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생태계 질서도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세계 곳곳에서 폭우와 폭설, 강풍, 가뭄 등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바닷가 침식이 심각해졌다. 해발 고도가 낮은 태평양 작은 섬나라들은 아예 바다에 잠길 운명에 처해 있다.

얼마 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연구기관 비전선포식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열렸다. 환경을 연구하는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협력해 건강한 지구를 위해 탄소중립 혁신기술을 개발하자는 취지였다. 각각 연구하는 전문분야가 다른 기관들이 아이디어를 모으면 획기적인 기술이 나올 수 있다.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대규모 창고다.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바닷물에 녹아 들어가며, 해조류나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할 때, 산호 등이 석회질 골격을 만들 때 사용된다. 해저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바다에는 화석연료를 대신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빠른 조류를 이용한 조류발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 파도의 힘을 이용한 파력발전, 바닷바람을 이용한 해상풍력발전, 바닷물의 온도 차이를 이용한 해수온도차발전 등이 있다. 해수전지도 개발되고 있다. 해양미세조류를 이용해 해양바이오연료를 얻을 수 있다. 깊은 바닷속에서 채집한 고세균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기도 한다. 해양바이오수소는 탄소시대에서 수소시대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다. 이처럼 바다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해법을 무궁무진하게 품고 있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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