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통합파’와 힘을 합친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자강파’와 손잡은 나경원 전 의원 간 ‘양강’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람은 출마 여부를 곧 결정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들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주 전 원내대표의 우군은 당내 중진·원로 위주의 (야권)통합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첫 과제로 국민의당과의 합당 건을 띄우는 등 통합론자로 선명한 행보를 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전 의원, 친이(친이명박)계의 핵심인 이재오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통합파다. 원내에선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5선) 의원을 비롯해 장제원(3선) 의원 등 중진들을 중심으로 다수의 통합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원내대표가 최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에 힘을 보태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만큼, 홍 의원측에서도 통 큰 지원을 할 가능성도 있다.

나 전 의원의 조력자는 초선·소장 인사들이 주축인 자강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통합보다 국민의힘 먼저 힘을 키워야 된다는 의견 그룹이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서 “우리는 (당)밖에 인물이 있으면 우르르 몰려간다. (이보다도)우리는 스스로 변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자강론에 방점을 찍었다. 당 안에선 초선들 중 상당수가 자강파다. 원내 계파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친유(친유승민)계와 청년계파 중 대부분도 자강파에 속해 전략적 동맹이 맺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강에 방점을 찍고 당을 운영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물밑 지원이 있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조력 그룹이 통합파와 자강파로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영남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승리했다. 이에 따라 차기 당권 구도에는 ‘지역 안배론’이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영남 투톱’ 구도를 세워 집토끼부터 확실히 잡아야 할지, 이번에는 수도권 주자를 밀어줘 지역 간 균형을 맞춰야 할지 등 고민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두 주자 외에 조경태(5선)·권영세·홍문표(이상 4선)·윤영석·조해진(이상 3선) 의원 등 중진들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초선의 김웅 의원도 당권 도전 의사를 굳혔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변수가 워낙 많아 판세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친박(친박근혜)과 비박 등 계파전에만 빠지지 않고 전략과 가치관 경쟁도 이뤄질 것 같아 다행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