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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적북적]과연 플라스틱, 석유가 환경오염의 주범일까?

2017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비쩍 마른 북금곰 동영상을 업로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북극 얼음이 녹아 북금곰이 굶어 죽어 간다는 내용이었다. 이 북금곰은 ‘아마존이 불타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지구온난화 위기를 경고하는 상징이 됐다.

그러나 북금곰의 개체 수가 감소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사냥때문이라고 말한다. 1963년부터 2016년까지 사냥당한 북극곰은 약 5만3500마리에 달한다.

30년간 환경운동과 연구활동에 헌신해온 마이클 셀런버거는 ‘태풍, 가뭄, 홍수, 산불 등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환경 종말론은 분노와 공포를 조장하며, 실재하는 증거를 호도하고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셀렌버거는 오히려 정반대 논리를 편다. ‘플라스틱은 진보다’‘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는 주장이다.

환경에 관한 그간의 상식을 파괴하는 그의 발칙한 주장의 근거는 사실관계에 있다.

‘그린피스가 고래를 구했다’는 영웅담을 우리는 잘 안다. 1975년 소련 포경선과의 싸움을 시작으로 그린피스는 1982년 상업적 포경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국제협약을 이끌어낸 바 있다. 그러나 포경산업은 1962년부터 급격히 사양길에 접어들어 1982년에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등유와 식물성 기름이 고래기름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셀렌버거는 지구 온난화의 현실은 인정한다. 탄소배출과 기후변화는 위험하지만 환경과 기후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중 상당수는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가령 2019년 세계자연보전연맹 산하 생물다양성과학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1만여 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있다. 그러나 1500년대 이후 식물, 동물, 곤충 11만 2432종 가운데 0.8퍼센트(매년 2종 미만)만 절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지역의 면적도 2019년 아프리카 대륙보다 큰 지구 전체의 15퍼센트를 차지하며, 생물종 숫자는 1962년 9214개에서 2020년 24만 4869개로 급증했다. 문제는 야생 동물 개체 수의 대량 감소와 그에 따른 서식지 감소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적되는 화석연료와 경제성장에 대해서도 셀런버거는 진짜 원인은 나무와 숯을 연료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가난한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1850년 나무는 전 세계 연료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7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콩고는 대부분 나무나 숯에 의존하고, 인도네시아 역시 24퍼센트가 바이오매스에 의존한다. 아직도 25억명이 그렇게 살고 있다. 궁극적 해법은 LPG나 석유,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콩가강에 댐을 건설하면 10만 메가와트급 발전이 가능해 아프리카 전체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지만 환경론자들에 막혀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썩지 않는 지구쓰레기로 지탄받는 플라스틱도 저자에 따르면, 생물의 멸종을 구하는 데 기여했다. 수천년간 인류의 생활도구로 사용돼온 바다거북 껍질과 코끼리의 상아 등을 대체한 것이다.

환경문제의 해법도 좀 다르다. 적은 땅에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 즉 집약화다.

저자의 주장은 좀 낯설지만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와 관련, 무엇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지 돌아보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셀렌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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