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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 IP’가 글로벌 시장을 잡는다
‘슈퍼IP’ 방탄소년단의 확장…하이브 최대 실적으로
‘핑크퐁 아기상어’ 30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신기술 결합해 새로운 슈퍼IP 탄생할 것
핑크퐁 아기상어를 기반으로 만든 뮤지컬 ‘베이비 샤크 라이브!’[스마트스터디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모든 IP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는 슈퍼 IP에는 나름의 법칙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천 IP를 확장할 때 중요한 것은 ‘팬덤 마케팅’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스터디 관계자는 “IP를 사랑하는 팬덤과 밀도 높은 관계를 쌓는 데에 기여할 수 있어야 IP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확장한 IP가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패권 장악에 유리하다.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대중음악사 최초로 빌보드 핫100 정상을 밟고, 그래미어워즈에 후보로 오른 지난해 하이브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963억원, 영업이익 1424억원. 전년 대비 각각 36%, 4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공연 매출은 줄었지만,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의 약진, 앨범 판매량 증가가 실적 달성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팬플랫폼 위버스의 결제액은 전체 매출액의 무려 41%로 늘었다. 그 중 MD 콘텐츠 결제액은 무려 3280억원에 달했다.

하이브의 자체 플랫폼 위버스의 성공에는 방탄소년단이라는 거대 IP가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파생한 다양한 IP가 일상의 모든 영역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가치와 수익을 만들어냈다.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그래픽 리릭스(GRAPHIC LYRICS)는 음악IP가 확장한 사례로 K팝 업계에서도 주목했다. [하이브 제공]

이장우 경북대 교수(‘K팝 이노베이션’ 저자)는 “수익원 다변화 전략은 아이돌 그룹의 수명 주기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와 아이돌을 단기 상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스타 상품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하이브가 가진 아티스트 IP는 방탄소년단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필두로 한 빅히트 뮤직과 빌리프랩에 소속된 엔하이픈(ENHYPEN), 쏘스뮤직의 여자친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뉴이스트, 세븐틴, KOZ 엔터테인먼트의 지코, 다운,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이 포함된다. 올 들어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의 파트너십 체결, 이타카 홀딩스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톱 아티스트 IP의 활용 가능성도 높였다. 플랫폼 패권 전쟁에서 위버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무한 확장이 가능한 아티스트 IP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우주대탐험(Pinkfong Baby Shark Space Adventure)’은 넷플릭스 미국 ‘오늘의 톱10’ 영화 부문 일일 랭킹 5위 기록했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스마트스터디 제공]

‘핑크퐁 아기상어’의 경우 지난해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3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18년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6배나 성장했다. 스마트스터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1055억원)의 80%는 해외에서 나왔다. 그 중 북미지역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 판매한 ‘아기상어 수납 일체형 책상 의자 세트’는 어린이 책상, 의자 세트 부문(2021년 1월 기준), 크레욜라 아기상어 마법 컬러링북은 어린이 컬러링 펜, 마커 분야에서 판매량 1위(2021년 4월 기준)에 올랐다.

슈퍼 IP는 이제 익숙한 분야를 넘어서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혁신으로 실물과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확장하리라는 의견이 많다. 스마트스터디 역시 “추후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새로운 생태계에서도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기술 R&D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방탄소년단의 캐릭터 ‘타이니탄’을 활용한 두 번째 한국어 교재 ‘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Learn! KOREAN with TinyTAN) [하이브 제공]

K팝 업계에도 신기술 도입이 빠르게 이어지는 만큼 증강현실, AI, 로봇 등 신기술을 결합한 개인 소비 콘텐츠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캐릭터 ‘타이니탄’을 활용한 두 번째 한국어 교재 ‘런! 코리안 위드 타이니탄’(Learn! KOREAN with TinyTAN)은 신기술과 교육 콘텐츠가 결합된 ‘슈퍼 IP’ 확장 사례다.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만들어진 모티펜(MotiPen)을 켜면 ‘최애’ 멤버가 학습자의 이름을 불러주며 한글 공부를 응원한다. 학습 동기 부여를 높이기 위한 장치다. 이 펜을 교재에 가져다 대면 한글의 자모를 읽어주며 공부를 돕는다. 최영남 하이브 에듀 사업대표는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약 7개월간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해 멤버들의 음성을 생성했다”며 “학습자 이름과 멤버별로 사전 지정된 응원 문구를 조합해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TTS·Text to Speech)로 음성 메시지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원천 IP’를 기반으로 한 이러한 신기술의 결합은 향후에도 새로운 슈퍼 IP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이장우 교수는 “신기술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IP에 대해 적절한 저작권 보호 제도가 필요하다”라며 “초연결 시대에 이 IP들이 편리하고 용이하게 이용되도록 기존 저작권 체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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