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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 IP가 글로벌 경쟁력…패권전쟁 막 오른다
슈퍼 IP가 글로벌 경쟁력
 
BTS,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IP
음악 넘어 일상으로…“확장된 팬 경험”
핑크퐁 아기상어, 모든 가능성 열고 IP 확장
“낯선 익숙함 강점으로 협업”

한국 대중음악 사상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라 레드카펫을 밟은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 IP’이자 ‘음악 IP’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영상, 게임, 한국어 교재, MD 등 각종 파생 콘텐츠가 태어났다. [빅히트 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의 ‘킬러 콘텐츠’들이 지난 몇 년 사이 글로벌 시장을 섭렵했다. 이른바 3B(봉준호, BTS, 핑크퐁 아기상어)로 불린 방탄소년단(BTS)과 핑크퐁 아기상어(Baby Shark)다. 두 콘텐츠의 공통점은 ‘무한 확장’에 있다. 음악, 영상 등 기존 영역에서의 일회성 소비를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기본으로 자리했다.

최근 국내 콘텐츠 업계에선 “양질의 콘텐츠 제작, 즉 IP(지적 재산권) 개발과 확장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며 ‘플랫폼’과 ‘콘텐츠’를 양대 축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이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플랫폼 전쟁에선 슈퍼 IP가 글로벌 경쟁력이자, 승기를 들어 올릴 주역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핑크퐁 아기상어’를 제작한 스마트스터디 관계자는 “원천 IP에 기반한 콘텐츠가 성공을 거두면 영화, 공연, 게임, 음악, 출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라며 “특히 채널과 플랫폼에 맞춰 콘텐츠 제작 및 배급 채널을 변주할 때, 최소한의 비용으로 대중과 접점을 늘리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 IP’를 둘러싼 패권 전쟁이 막을 올린 이유다.

방탄소년단 제2의 자아를 캐릭터로 발현한 타이니탄 [하이브 제공]

▶ 슈퍼 IP의 무한 확장 1. BTS=IP 전쟁은 K팝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K팝 산업에선 가장 강력한 IP인 아이돌 그룹을 주축으로 콘텐츠를 무한 확장하고 있다. ‘K팝 이노베이션’을 쓴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아이돌 중심의 수익원 다변화 전략은 K팝 산업을 성장시킨 중요한 동인”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S)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 IP’이자 ‘음악 IP’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K팝 스타라는 본업을 넘어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아미(ARMY)’와 함께 한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는 하이브 쓰리식스티, 하이브 아이피, 하이브 에듀, 수퍼브 등의 독립법인을 운영하며 소속 아티스트와 음악 IP를 바탕으로 공연과 영상 콘텐츠, 학습,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2차, 3차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 그 중심에 플랫폼인 위버스가 있다.

방탄소년단이 출연, 하이브의 자체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공개되는 인더숲(IN THE SOOP) [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을 통해 태어난 파생 콘텐츠가 상당하다. 달려라 방탄(예능), 본보야지(VON VOYAGE, 여행 리얼리티), 인더숲(IN THE SOOP, 리얼리티) 등의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가 방탄소년단의 일관된 세계관 아래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는 기존의 방송 제작 환경도 변화시켰다. 위버스를 통해 독점 공개된 영상 콘텐츠는 JTBC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송출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과거엔 가수나 연기자가 방송사, 제작사의 선택을 받는 입장이었다면 방탄소년단과 같은 콘텐츠를 확보한 기획사는 방송사를 선택해 제공하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배우는 한국어 교재, 방탄소년단 제2의 자아를 캐릭터로 발현한 타이니탄,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빅히트 레이블즈 아티스트의 IP를 활용한 게임 ‘리듬 하이브(Rhythm Hive)’도 BTS IP의 확장 사례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그래픽 리릭스(GRAPHIC LYRICS)는 음악IP가 확장한 사례로 K팝 업계에서도 주목했다. 성과도 좋았다. 지난해 6월 발매 첫 주 교보문고의 온·오프라인 종합 주간 베스트 순위 톱10에 시리즈 5권 모두 진입했다. 방탄소년단과 그룹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팝업스토어(복합체험공간)는 입고, 쓰고,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자리에 모았다. 2019년 ‘BTS 팝업 : 하우스 오브 BTS(BTS POP-UP : HOUSE OF BTS)’는 서울 강남에서 80일간 운영, 약 18만 명 방문했다. 지난해엔 ‘BTS 팝업 : 맵 오브 솔 (BTS POP-UP : MAP OF THE SOUL)’ 을 글로벌 5개 권역으로 확장해 운영했다.

방탄소년단과 그룹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팝업스토어(복합체험공간) [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 IP 확장의 핵심은 모든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적용 가능한 ‘음악의 변주’에 있다. 아티스트와 음악에서 시작된 IP는 일상의 곳곳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방탄소년단의 세계관과 이미지, 특성이 MD 하나 하나에 녹아들어 칫솔과 같은 세면도구, 옷, 수건이나 이불 같은 일상 용품으로 태어난다. 하이브는 이를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로 정의,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아티스트와 음악에 관련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확장된 팬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은 ‘음악으로부터 비롯된, 무한한 상상력과 즐거움이 가득하며 일상의 행복과 편의를 높이는 모든 경험’”이라며 “모두에게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고 플랫폼을 통해 세계와 연결해 긍정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핑크퐁 아기상어’는 유튜브에서 1~2분 짜리 ‘숏폼’ 콘텐츠로 제작, 원천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파생 콘텐츠를 만들었다. 2019년 제작, 6주간 미국 100개 도시 투어를 진행한 뮤지컬 ‘베이비 샤크 라이브!’도 그 중 하나다. 뮤지컬은 총 45회 공연에 9만 3000석 이상을 판매했다. [스마트스터디 제공]

▶ 슈퍼IP의 무한 확장 2. ‘핑크퐁 아기상어’=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따라하기 쉬운 율동으로 전 세계 아이들을 사로잡은 ‘핑크퐁 아기상어 댄스(Baby Shark Dance)’ 영상은 지난해 11월 기준 70억 3700만뷰를 돌파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영상으로 유튜브 최다 조회수 1위에 올라있다. 올 4월 기준 84억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명실상부 동시대에서 가장 성공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핑크퐁 아기상어’는 유튜브에서 1~2분 짜리 ‘숏폼’ 콘텐츠로 시작했다. 원천 IP를 바탕으로 모든 영역을 넘나들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자, 다양한 파생 콘텐츠가 등장했다.

스마트스터디와 니켈로디언이 공동제작하는 2D 애니메이션 시리즈 ‘베이비샤크 빅 쇼!’ [스마트스터디 제공]

스마트스터디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의 경우, 1~2분 분량의 짧은 숏폼 영상부터 편당 30분가량, 총 26편에 달하는 장편 애니메이션까지 채널과 플랫폼에 맞춰 콘텐츠 IP가 확장되고 있다.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우주대탐험(Pinkfong Baby Shark Space Adventure)’ 넷플릭스 미국 ‘오늘의 톱10’ 영화 부문 일일 랭킹 5위 기록했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모니터를 넘어 무대에서도 익숙한 음악이 울려퍼졌다. 2019년 제작, 6주간 미국 100개 도시 투어를 진행한 뮤지컬 ‘베이비 샤크 라이브!’는 총 45회 공연에 9만 3000석 이상을 판매했다.

라이선스 계약 체결만 해도 무려 1000여건에 달한다. 국내에선 버거킹, LG생활건강, 우리은행, 제주항공 등과 협업했고, 해외에선 켈로그, 네슬레, 사노피 등과 성공적인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20 아시안 라이선싱 어워즈(The Asian Licensing Awards 2020, ALA)’ 최고상을 수상했고, ‘2020 올해의 토이 어워드(Toy of the Year 2020, TOTY)’ 2관왕에 올랐다.

'핑크퐁 아기상어' 콘셉트 스토어로 꾸며진 배스킨라빈스 석촌호수점 [스마트스터디 제공]

글로벌 신드롬을 불러오고 있는 콘텐츠인 만큼 의미 있는 IP 확장 사례도 있었다. 스마트스터디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보건복지부와 협업한 ‘아기상어와 손 씻어요’ 캠페인을 꼽았다. 당시 이 캠페인을 통해 유튜브 조회수 4000만건, 커버송 영상 19만개, AR 필터 참여수 160만건을 기록, 코로나 위생송 열풍까지 일으켰다. 스마트스터디 측은 “콘텐츠 IP, 기술, 플랫폼을 모두 결합한 시도로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손씻기 생활화에 기여했다”고 봤다.

‘핑크퐁 아기상어’의 IP 확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전략에 있다. 스마트스터디 관계자는 “대표 IP인 ‘핑크퐁’과 ‘핑크퐁 아기상어’를 기반으로 ‘낯선 익숙함‘, 즉 ‘익숙한 곳에서 접하는 새로운 매력’을 강점으로 장르와 포맷을 넘나들며 컬래버레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천 IP의 세계관을 확장해, IP멀티버스를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이 관계자는 “세계관의 지속성과 파급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소비자에게 공감을 주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라며 “원천 IP를 애니메이션·게임·MD제품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해 IP 유니버스(세계관)를 이루는 데서 나아가, 유아동은 물론 성인까지 소비자 전 생애주기에 걸쳐 소비될 수 있도록 다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shee@he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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