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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거절 많이 하면 하루 배달 금지” 쿠팡이츠 엄포
줄지어 선 배달오토바이들.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쿠팡이츠가 ‘배달 호출(콜) 거절과 취소’를 이유로 일부 배달원에게 하루 동안 배달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이용약관에 따라 비상식적인 배달 거절이 서비스 품질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업무 위탁 제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라이더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약관에 ‘배달 거절’은 명시돼 있지 않으며, 낮은 단가의 배달 또는 장거리 배달을 거절하는 건 자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배달원은 해당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쿠팡이츠는 지난 12일 전체 배달파트너에게 카카오톡 공지를 통해 ‘최근 GPS 조작, 과도한 거절·배정 후 취소·무시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이는 약관 제3조 제5항에 따라 업무 위탁이 제한될 수 있는 사례니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 오프라인으로 설정해 달라’고 밝혔다.

또한 일부 파트너에게 13일 하루 동안 배달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지난 12일 쿠팡이츠가 과도한 배달 거절을 이유로 일부 파트너에게 '하루 배달 제한' 조치를 공지했다. [쿠팡이츠 캡처]

쿠팡이츠는 ‘전일자 기준 귀하는 과도한 거절, 배정 취소, 무시로 인해 약관 제3조 제5항에 따라 4월 13일 배정이 제한됨을 안내드린다’며 ‘3회 이상 배정 제한을 받게 될 경우 배달파트너 자격의 제한 및 배달파트너 앱 접속권한이 상실, 제한, 계약해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일부 배달원은 “불공정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저 요금인 2500원 단가의 배달이나 너무 멀리 떨어진 장거리 배달을 거절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란 것이다.

또한 쿠팡이츠가 근거로 삼은 배달파트너 이용약관에 ‘배달 거절’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쿠팡이츠가 제재 근거로 내세운 제3조 5항은 배달파트너에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내용이다.

쿠팡이츠가 배달 업무 제한의 근거로 내세운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이용약관' 제3조 5항. 반면, 라이더들은 배달 거절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쿠팡이츠 캡처]

쿠팡이츠 측은 이 중 ‘다수의 클레임 발생 등 소비자 보호 및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기타 불법 행위 및 객관적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근거로 들었다. 비상식적일 정도로 과도한 취소 횟수와 거절률을 보인 경우에만 이번 제한 조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라이더들은 ‘배달 콜 거절과 취소’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다른 조항을 근거로 ‘배달 거절’은 자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용약관 제4조 2항에는 ‘회사는 배달파트너에게 어떠한 독점적 권리나 특정한 배달업무량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이어 3항에는 ‘배달파트너는 회사에게 어떠한 독점적 권리나 일정한 배달업무 제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즉 회사와 배달파트너는 서로에게 특정한 업무량을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를 근거로 라이더들은 배달 콜 거절 또는 배정 취소는 자유라고 해석하고 있다.

지난 2월 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배달기사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쿠팡이츠의 일방적인 배달 수수료 삭감 정책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부터 기사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 수수료를 최저 3100원에서 25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연합]

라이더들은 이번 제재에 대해 쿠팡이츠가 지난달 최저 배달 단가를 2500원으로 낮춘 데 이어 배달기사들에게 낮은 단가의 콜을 강제하기 위한 횡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로 근무하는 A씨는 “기피할 수밖에 없는 업무를 정당한 보상 없이 강요하는 행위”라며 “배달요금 개편 당시 약속했던 장거리 및 기피지역에 대한 추가 보상은커녕, 오히려 배달원들의 생계를 쥐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 배달파트너는 이번 배달 제한 조치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GPS 조작이 아닌 이상, 배달 제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앞서 한 쿠팡이츠 배달기사가 GPS 조작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또한 배달 콜이 왔을 때 거리가 짧으면서도 단가는 높은, 이른바 ‘꿀콜’만 골라 수락하는 프로그램이 사용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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