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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법인세 전쟁...韓 ‘세수 악화’ 불똥
삼성전자·SK하이닉스·LG화학 등
5대 주요기업 매출71% 해외 의존
지난해 낸 법인세만 7.2조원 달해
법인세수 매출액 발생국 징수땐
5조원 해외 유출…나라살림 직격탄
법인세=관세 역할…정부 대응 주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각국의 법인세율에 하한선을 설정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법인세 제도개선 움직임에 따라 우리나라 법인세수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해외매출이 비중이 큰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 법인세가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진은 옐런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던 2017년 12월 13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법인세 제도개선 움직임에 따라 우리나라 법인세 세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매출이 비중이 큰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법인세가 상당부문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점쳐져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법인세 제도 개선의 큰 축은 두가지로 ‘필라1’과 ‘필라2’로 나뉜다.

법인세 징수권한 조정은 필라1에 속한다. 매출액이 발생하는 시장국가에게 법인세 징세 권한 자체를 주자는 것이 논의 골자이기 때문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기업들과, 그 기업의 세수로 법인세를 충당하는 우리나라 나라살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차, 기아차 등 주요 기업 매출 중 70.6%가 해외에서 나왔다. 502조5000억원 중 367조3000억원이다. 특히 매출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해외매출이 196조220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2%를 차지했다. 주요 기업 중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이들이 지난해 낸 법인세는 삼성전자 4조8000억원, SK하이닉스 1조4000억원, LG화학 8000억원, 기아차 2000억원 등으로 총 7조2000억원에 달한다. 법인세수를 매출액이 발생한 국가에서 징수한다고 가정하면 5조원은 우리나라 세수가 아닌 셈이다. 지난해 국내 법인세수 총액이 55조5000억인 점을 감안하면 법인세 9% 가량이 징세권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매출액 해외비중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지난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7개사를 대상으로 비교하면 5년간 총 매출액은 2014년 1108조7000억원에서 2019년 1178조1000억원으로 69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해외매출은 69조7000억원 증가한 반면 국내 매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또 2019년 매출 상위 100개사 가운데 국내외 매출 구분이 가능한 69개사 해외매출 규모는 710조8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액 1325조8000억원 53.6% 수준이다.

법인세율에 하한선을 두자는 논의는 필라2로 우리나라는 이미 법인세율이 지방세 포함 최고 27.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9위 수준으로 높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국이 말하는 법인세 최저세율은 21% 수준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하한은 문제가 없고, 매출액 기반 징수권한 조정은 수출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겐 법인세수 등에서 큰 문제”라며 “또 그렇게 되면 사실상 법인세가 관세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큰 악역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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