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서 우승한 이소미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바람을 이기려 하기 보다는 이용하려고 했다.”

‘바람의 여왕’ 이소미(22)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년 시즌 개막전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생애 첫 승에 이어 통산 2승째도 바람의 덕을 톡톡히 봤다.

투어 3년차 이소미는 11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끝난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소미는 지난해 10월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데 이어 6개월 만에 통산 2승 고지를 밟았다. 우승 상금은 1억2600만원.

전남 완도가 고향인 이소미는 초등학교 선배 최경주가 모교에서 진행한 골프 수업에 참가했던 게 인연이 돼 골프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투어에 데뷔한 후 작년까지 5차례나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지만 모두 역전을 허용했던 이소미는 이날은 장하나(29)와 이다연(24) 등 베테랑을 상대로 끝까지 선두를 뺏기지 않았다.

KLPGA 투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서 우승한 이소미 [KLPGA 제공]

재미있는 것은 지난해 10월 전남 영암의 바닷바람을 뚫고 우승한 이소미가 역대급 제주 강풍에 선수들이 고전한 이번 대회서 또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 “바람을 이기려기 보다 바람에 태워보내려고 했다”는 우승소감도 작년과 비슷했다.

이소미는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올리기가 힘들어지기에 쇼트게임과 퍼트에 집중했던 게 효과를 봤다. 보기를 해도 이런 날씨에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였다"고 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1승씩을 목표로 했던 이소미는 "상반기 1승 목표를 빨리 이뤘으니 다음 목표를 위해 또 달리겠다. 상금왕과 그린 적중률 1위를 목표로 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미국 진출이 꿈이다. 올해 성과를 봐서 퀄리파잉스쿨 응시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장하나는 최종합계 4언더파 284를 기록하며 이소미에 2타차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다연은 이날만 6타를 잃어 공동 9위(2오버파 290타)로 내려앉았다. 작년에 이 대회가 열리지 않아 2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조아연은 1오버파 289타, 공동 5위에 올랐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