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백신확보는 국가명운 달린 문제, 모든 역량 끌어모을 때

코로나 19 백신 공급 차질이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다. 방역 당국에 의하면 백신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코백스)를 통해 들여올 예정이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이 3주 뒤로 밀렸고 물량도 13만명분가량이 줄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분기에 770만명이 맞아야 하는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21만명분뿐이다. 다른 백신도 사정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등의 도입 일정이 상당 부분 확정되지 않고 있다. 화이자의 경우 31일 25만명분이 들어와 모두 50만명 분량을 확보했고, 4~5월에 걸쳐 137만명분이 순차적으로 더 들여오기로 확정됐다고 한다. 하지만 2분기까지 도착해야 할 화이자 백신은 모두 300만명분이다. 나머지 163만명분가량이 6월 중 들어와야 하는데 이게 계획한 대로 진행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당장 4월부터 지역사회 75세 이상 고령층 등 일반 접종이 본격화된다. 백신 부족으로 접종 계획이 틀어질까 염려스럽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각국의 물량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크게 늘어나자 백신 확보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요 생산국들의 자국 수요를 앞세운 ‘백신 국가주의’가 횡행할 수밖에 없다. 세계의 백신공장으로 불리는 인도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게 그 대표적 사례다. 유럽연합은 역외로 백신을 수출하려면 회원국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치를 발동했다.

원활하지 못한 백신 공급으로 방역 당국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2분기 접종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지만 참으로 난감할 것이다. 우선 급한 대로 2차 접종 물량을 미리 당겨서 쓰고,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접종 간격도 지금의 10주에서 12주로 늘리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잔여 물량을 남기지 않는 신개발 주사기를 활용해 접종 횟수를 한 번이라도 더 늘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윗돌 빼서 아래턱 괴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어떻게든 백신을 확보해 11월로 계획된 집단면역 형성 목표에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

백신은 지금으로선 길고 긴 코로나 터널을 벗어날, 유일한 길이다. 그러니 백신 확보는 국가의 미래와 명운이 걸린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중차대한 사안을 질병청에만 맡길 수는 없다. 외교 라인과 민간 네트워크 등 우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기술에 의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