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한 왕조로 표시한 AP 교과서의 지도. [반크 제공] |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2021년 발행된 미국의 유명 AP(대학 조기 이수 과정) 교과서가 고구려를 중국 영토로 표기하는 등 한국 관련 역사 왜곡과 오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 따르면 맥그로 힐 출판사가 출간한 ‘AP 세계사 교재 2021년 판’ 지도 335쪽에는 고구려가 중국 한(漢) 왕조(BC206∼AD220)의 영토에 포함됐다. 이 지도대로라면 고구려 역사(BC37∼AD668) 250년 기간은 없다.
교재는 또 “신라가 당(唐) 왕조의 속국이었으며 668년 당이 철수하면서 신라가 한국을 통일시켰다”(148쪽)고 왜곡해 기술하고 있다. 이는 삼국시대에 관한 서술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고대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크는 우려했다.
배런스 출판사가 펴낸 ‘2020∼2021년 AP 세계사 교재’에서도 영토 왜곡 사례가 있다.
미국 AP 교과서들. 왼쪽은 맥그로 힐 출판사, 오른쪽은 배런스 출판사가 펴낸 교과서. [반크 제공] |
이 교과서 95쪽과 432쪽 지도에서는 고려(高麗) 전체를 몽골 땅에 포함했고, 나라 이름도 표기하지 않았다. 500년 가까이 지속한 고려 시기를 몽골의 역사로 둔갑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152쪽 지도에서는 중국 청(淸) 왕조를 소개하면서 조선(朝鮮) 전체를 청 왕조의 영토로 색칠했다. 학생들이 이 지도를 보면서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음을 아예 모를 수도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미국 고교생 1500만 명은 명문대학 입학을 위해 AP 과목을 이수하고 시험을 준비한다”며 “AP 시험의 세계사 교과서에 소개된 한국 역사 왜곡을 방치하면 이들은 한국 역사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크는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아르지’(www.change.org)에 시정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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