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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치 양보없는 설전…朴 “거짓말·말바꾸기” 吳 “본질 보내고 초점 옮겨” (종합)
29일밤 MBC '100분 토론'서 첫 TV토론 맞대결
반박→재반박 쉴틈없이 이어가며 양보없는 논쟁
朴 "내곡동 건 핵심은 거짓말·측량 갔는지 여부”
吳 “초점은 보상에 영향력 행사여부 …與 입증 못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두헌·이원율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MBC '100분토론'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 및 서로의 공약 실현 가능성을 놓고 격한 토론을 벌였다. 두 사람의 토론은 시종일관 쉴틈없는 긴장감 속 질문과 반박, 재반박 등을 이어간, 한 치 양보도 없는 '설전'에 가까은 모습이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내곡동 땅 '말 바꾸기' 세 번째"…오세훈 "입증 못하니 물고 늘어져" = 포문은 박 후보가 먼저 열었다.

그는 오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과 관련해 36억5000만원을 보상으로 받았느냐, 추가로 받은 게 있느냐"고 물은 뒤 "제가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답변서를 받았는데, 당시 단독주택용지 특별분양 공급을 받았더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추가로 받은 것은)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른다. 장인·장모가 받았는데 (처가 재산인데) 제가 어떻게 아느냐"고 맞섰다.

박 후보는 이에 "또 말을 바꿨다. 말바꾸기가 세 번째"라고 받아쳤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언론 보도도 파고들었다.

박 후보는 "(관련)증인이 3명이다. 모두 다 오 후보가 까만색 선글라스를 꼈고, 키가 컸고, 흰색 옷을 입었고, 생태탕을 먹었다고 했다"며 "그런데 가지 않았다고 말을 살짝 바꾸고 있다. 추가 증거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압박했다.

오 후보는 이에 "(측량 현장에)가지 않았다.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며 "박 후보 캠프가 본질은 어디로 보내고 지금 측량하는 곳을 갔느냐를 갖고서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초점은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건처럼 보상을 받으려고 땅을 산 게 아니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라는 것, 두 번째는 제가 관여해서 (보상을)다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느냐, 세 번째는 당시 시가보다 더 (돈을)받았느냐인데, 민주당은 결국 입증을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초기에 제 잘못을 찾으려고 1년간 엄청나게 뒤졌다. (지난 10년 간) 이야기가 없다가 갑자기 이를 꺼내고, 입증을 하지 못하니 측량으로 물고 넘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즉각 "내곡동 건의 핵심은 (오 후보가) 거짓말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와 측량 장소에 갔느냐, 가지 않았느냐다"라며 "거짓말이 탄로나기 시작하니 이제 와서 또 말을 바꾼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당시 내곡동(내곡지구) 개발 건이 '국장 전결' 사안이어서 자신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내가) 장관을 해봐서 아는데 반드시 시장에게 보고를 했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한 언론매체의 기사 내용을 인용해 "국장이 (당시)오 시장에게 가서 보고를 했더니, '판잣집처럼 하지 말라'고 했다는 속기록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당시 국장의 서명이 있는 서류를 내보이며 "인구 1000만명 도시에 40조원을 (예산으로)쓰는데, 사업을 어떻게 다 시장이 보고를 받느냐"며 "(내곡동 건은)한 번도 보고 받은 적이 없다. 그런 보고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박영선 "안심소득 성공 못해"…오세훈 "주택 30만? 3만 공급도 어렵다" = 두 후보는 부동산 공약과 소상공인 등 지원대책을 놓고도 격돌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5년 내 공공주택 30만호 공급'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지적했다.

박 후보가 "30년 이상된 공공임대주택 단지에서만 7만6000호가 나올 수 있다"고 하자 오 후보는 "멀쩡한 임대주택을 부순다는 것인가"라며 "물량을 부풀렸다. 5년 내 30만가구는커녕 3만가구 공급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중위소득 100% 이하 200가구를 대상으로 행할 '안심소득' 시범안을 지적했다.

박 후보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앞서 시행한) 독일 베를린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박 후보에게 "천안함 사건의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박 후보는 이에 "북한이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당헌 개정을 통해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낸 것에 대해 "(박 후보도) 당헌 개정 작업에 투표를 했느냐"고 몰아붙였고, 박 후보가 "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하자 "2차 가해에 동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불참은 결론이 나는대로 내버려두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쏘아붙였다.

오 후보는 박 후보에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적극적 재건축·재개발 기조에 동의하느냐고도 물었다. 박 후보는 "제가 볼 때 당시 박 시장은 과거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 '뉴타운 광풍'으로 인해 서민들이 집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그런 상황을 보고, 이에 대한 반작용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구 가리봉동 도시개발 건과 관련, 오 후보가 시장으로 있을 때 3차례나 면담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판키도 했다.

▶박영선 "부자·빈자 꼭 나눠야하나"…오세훈 "가난한 자에게 쓰자는 게 잘못?" 복지철학 격렬 논쟁도 = 두 후보는 선별복지와 보편복지로 나뉘어 '복지철학' 논쟁도 벌였따.

오 후보가 "박 후보의 유치원 무상급식 제안에 더해 어린이집 간식·급식비를 올리겠다"고 공약을 밝히자 박 후보는 "그러면 이제는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오 후보는 "(2011년 당시) 무상급식이 소득수준과 무관한 보편적인 복지의 시작이라고 봐서 반대했을 뿐이지 그것 한 가지만 한다고 했으면 그렇게 반대할 일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박 후보가 재차 "지금 무상급식이 잘못된 것이냐"고 몰아붙이자 오 후보는 "시작이 그렇게 돼선 안된다고 봤다"며 "지금 부자와 어려운 사람한테 똑같이 10만원씩 주는 이런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느냐"며 보편적 복지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 후보가 "부자와 어려운 사람을 꼭 구분해야하느냐"며 선별복지 철학을 공격하자 오 후보는 "예산이 한정돼있는데 부자한테 갈 돈을 가난한 사람한테 쓰자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맞섰다.

오 후보는 그러면서 "저부터도 공교육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부잣집 아이들에게 갈 교육비를 영어 원어민 교사나 방과 후 학습비 등으로 써서 공교육만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가난한 자제분들에게 교육 혜택, 교육 사다리를 드리자"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그것이(선별복지) 아이들에게 주는 상처가 있다"고 재차 꼬집자 오 후보는 "무상급식 때문에 영어 원어민 교사 숫자가 줄어든 것 아니냐. 화장실도 못 고치게 된 것 아느냐"고 맞받았다.

다만 오 후보는 "아이들 먹이는 건 이왕 시작됐으니 철회하지 않겠다. 박원순 전 시장이 하도 전임자 걸 지운게 아니다 싶어서 (내가 시장이 되면) 행정 연속성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박영선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작"…오세훈 "정권탈환 교두보 마련 무거운 책임감" = 박 후보는 이날 마무리발언에서 "오늘 오후부터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급이 시작됐다. 이제 소상공인들이 한숨 돌리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당 후보로서의 안정감을 한껏 어필했다.

그러면서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구독경제, 디지털 단골을 만들어 21분 생활권 안에, 소상공인과 시민을 연결해 안정적 매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들은 싼값에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정책을 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시장이 되면 창업하는 청년들에 19~29세 청년출발자금 5000만원을 지원해서, 청년이 꿈 펼칠 수 있는 그런 서울시를 만들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구체적 정책을 언급하기보다는 '책임감'을 거론했다.

그는 "제가 허물이 많은 사람이고 실수도 있었다"며 "심려 끼쳐드렸는데도 많은 성원과 지지 감사드리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민들께서 지난 10년동안 무너진 서울의 모습 보면서 다시 복원해내라는 무언의 명령을 내리고 계신 것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 겪고계신 분들은 연습기간 없이 하루라도 빨리 어려움과 고통 해결해달라는 마음으로 지지해주시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또 "4년 간 무능하고 부실한 국정운영을 해온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내년 정권탈환에 교두보를 마련해달라는 취지로 지지해주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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