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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심 신춘호 회장 별세소식에 완도다시마 어민들 ‘눈물줄기’
전남 완도군 평일도에서 다시마 생산이 한창이다. [완도군 제공]

[헤럴드경제(완도)=박대성 기자] 농심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하자 라면 스프에 들어가는 청정 다시마를 납품해온 지역사회와 어민들도 애도하고 있다.

29일 완도군과 의회에 따르면 대표식품회사 농심이 매년 400여t 가량의 다시마를 ‘너구리’ 우동라면에 넣어 40년간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약 1만6000t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농심이 완도군에서 한해 구매하는 400t의 다시마는 국내 식품 업계 최대 규모로, 완도에서 생산되는 연간 마른 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작황이 좋아 과잉 생산된 다시마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을 돕기 위해 180t을 추가로 구매해 라면스프 재료로 애용했다.

너구리 라면에 건(乾)다시마를 넣기로 결정한 것은 고 신춘호 회장이 1982년 너구리를 출시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너구리가 신라면과 함께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로 한국인 입맛에 맞도록 고안했고,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 우동의 깊은 맛과 감칠맛을 배가시킨 것이 너구리 성공의 계기가 됐다는 안팎 평가다.

농심 측은 수입다시마를 쓰지 않고 품질 좋은 완도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레시피를 완성한 것이 히트상품 비결이 됐다.

농심의 국내산 다시마 구매는 완도 어민들의 판로확보와 소득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어촌과의 상생경영 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완도산 다시마 주생산지는 금일읍(평일도)를 비롯해 생일도 등지 450여곳 어가에서 채취해 전국으로 출하되고 있다.

금일읍 주민들은 “국내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산 다시마 생산의 전국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데, 너구리 맛이 좋은 것도 원재료가 좋기 때문”이라며 “마을 주민들도 어가소득에 이바지하신 신춘호 회장의 별세소식에 모두들 애도하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완도군의회 허궁희 의장도 “국내산 농수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식품산업의 근간을 지켜야 한다는 철학으로 농심 제품에 완도산 다시마를 사용하여 완도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셨고, 해조류 소비 시장을 확대시켜온 고인의 뜻을 높이 기리며 전 군민과 함께 애도한다”고 애석해 했다.

군의회는 신춘호 회장의 완도 다시마 사랑의 뜻을 기리고 명복을 빌기 위해 거리 곳곳에 애도 현수막을 내걸고 고인을 추억하고 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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