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미디어에 등장한 신흥시장 모음.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이 도시재생사업을 거쳐 올 하반기에 새 단장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2015년 12월 해방촌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하고, 재생사업을 벌인 지 약 6년 만에 마지막 단계인 ‘신흥시장 환경 개선 사업’에 이 달 착수, 하반기에 매듭짓는다고 29일 밝혔다.

남산 아래 첫 마을 ‘해방촌’은 해방 이후 해외에서 귀국한 동포들이, 한국전쟁 후엔 실향민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해방촌 꼭대기에 위치한 신흥시장은 1960년대 초 판잣집을 허물고 시멘트 벽체에 슬레이트 지붕을 이어붙인 구조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마을 시장으로 번성했으나 1990년대 들어 쇠퇴의 길로 들어 서 외부인의 발 길이 끊긴 낡은 시장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몇년 새 각종 공방과 카페 등이 모여들고,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 유행을 타고 인기 드라마·예능 촬영지 등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시는 시장을 어둡고 칙칙하게 만들었던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밤에도 환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아케이드(아치형 지붕)를 설치한다. 2018년에 서울시 공공건축가를 대상으로 한 아케이드 설계공모를 거쳐 삼각형 블록모양의 시장을 따라 타원형 띠가 큰 우산처럼 덮는 지붕구조체를 제안한 ‘서울챙’이 선정됐고, 이 설계안을 토대로 최근 공사에 들어갔다. 착공이 늦어진 건 아케이드 기둥이 상가를 가린다는 일부 상인들의 의견이 나와서다. 1년 여간 수차례 논의를 거쳐 이 달 제대로 된 착공에 돌입했다.

건물·토지소유주 등 주민들도 협력하고 있다. 일부 건물주들은 이번 공사기간 중 세입자들의 영업피해를 고려해 일정기간 임대료를 약 20% 감면하기로 했다.

신흥시장 환경개선 사업 이후 이미지. [서울시 제공]

아울러 오래된 공중화장실과 시장 도로는 깨끗하게 바꾸고 경관조명 등을 설치해 미관을 개선한다. 배수‧소방시설을 정비하고 폐쇄회로(CC)TV를 새롭게 설치해 안전도 보강한다. 이벤트와 휴식공간도 조성한다.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을 거쳐 해방촌의 낙후한 저층 주거지와 골목경관도 확 바뀌었다. 걷기 불편했던 오랜 보행로(계단, 경사로)가 안전한 길로 개선됐고, 좁고 어두운 골목길엔 범죄환경예방을 위해 보안등과 CCTV가 설치됐다. 서울가꿈주택 등 서울시 집수리 지원을 받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간 총 127채 주택이 리모델링했다.

노후도가 특히 심했던 하수관 중심으로 정비가 이뤄져 악취가 크게 줄었고, 마을의 주요 자산을 잇는 중심 보행길엔 머리 위로 어지럽게 늘어서 있던 공중선(통신선 등) 총 1만 3202m도 정비됐다.

서울시는 해방촌 도시재생의 핵심인 ‘신흥시장 환경개선사업’이 완료되면 주민과 상인들의 생활불편을 크게 해소하는 동시에, 신흥시장이 해방촌의 경제‧문화거점으로 재탄생해 다시 한 번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훈 시 도시재생실장은 “해방촌은 해방 이후 70여 년의 희노애락을 간직한 서민 삶의 터전이다. 해방촌 역사의 중심에 있는 마을자산인 신흥시장은 오랜시간 쇠퇴를 거듭했지만, 지금은 서울시가 도시재생을 처음 시작했던 2015년과 비교해도 많이 달라졌다. 감각적인 상점과 갤러리가 들어오고 젊은 세대들의 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주민생활의 중심부로 다시 자리잡기 시작했다”며 “해방촌 도시재생의 마지막 단계인 신흥시장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노후한 시장 시설과 어두운 경관을 개선해 오래됐지만 불편하지 않은 지역의 명소로 만들고자 한다. 이번 새단장을 통해 해방촌과 신흥시장이 경제적‧문화적 거점으로서 새 활기를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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