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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에 1대 판매하기도 힘들어”...동네 휴대폰 매장 ‘고사위기’
자급제 열풍, 온라인·무인매장 등
비대면 수요 증가로 더 암담

“더이상은 버티기도 힘듭니다.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15년 넘게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 중인 A씨. 마주칠 때마다 한숨이 깊어진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매출이 감소한 지는 이미 오래. 코로나19에도 버티고 또 버텼다.

하지만 요즘 하루에 1대 판매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한다. A씨는 “아이폰12가 나오면 나아질까, 갤럭시S21이 나오면 달라질까 했지만 차이가 없다”며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그것도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동네 휴대폰 판매점이 고사 상태다. 15년 넘게 판매점을 운영해 온 ‘베테랑’들도 견디기 힘들 정도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자급제 열풍, 온라인·무인 매장 등 비대면 수요 증가로 앞으로 더 암담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이전 2만 여 곳에 달했던 휴대폰 판매점은 현재 1만 2000개 안팎으로 감소했다.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곳이나 폐업하고도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곳을 고려하면 감소세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5G 교체 수요로 인한 성장이 기대됐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는 그나마 사정이 좋아질 전망이지만 수요가 대부분 대형 매장에나 온라인으로 몰린다.

자급제와 비대면 유통 채널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자급제 스마트폰이란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제조사 자체 판매 채널,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구입 후 약정 기간 없이 통신사와 요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2018년 12월 6.89%이던 자급제폰 이용자는 지난해 7월 9.54%까지 늘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1의 사전예약 판매에서 자급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전작 갤럭시S20의 자급제 비중이 10% 수준이었다.

온라인을 통한 개통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통신3사 공식 온라인몰,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휴대폰 구매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카드 할인, 쿠폰 등 e커머스 업체의 마케팅 공세가 거세다. 배송 기간도 1~2일로 단축되면서 오프라인 판매점을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통사도 비대면 유통 채널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종로에 무인 매장을 열었다. 요금제 변경, 요금 납부 뿐 아니라 번호 이동, 기기 변경까지 가능하다. 휴대폰 비교에서 개통, 기기 수령까지 ‘사람’이 필요 없다. SK텔레콤과 KT도 각각 T팩토리, KT 셀프라운지 등 무인매장을 내놓았다.

오프라인 구매 수요는 휴대폰 집단 상가와 온·오프라인 특수채널로 몰리고 있다. 특수 채널은 SNS를 통해 홍보한 뒤 내방을 유도하는 판매점이다. 이들은 공시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의 15% 이내) 외에 ‘불법 보조금’을 미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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